강서구 신정초 학부모 기자회견 "불안해서 학교 못 보내"… 조희연 교육감 면담 요청
  • ▲ 서울 강서구 소재 신정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위원장 윤진영)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내 석면제거공사 안전 보장과 조희연 교육감과의 간담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호영
    ▲ 서울 강서구 소재 신정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위원장 윤진영)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내 석면제거공사 안전 보장과 조희연 교육감과의 간담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호영
    교육부의 '2027년까지 무석면 학교 달성' 지침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에서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석면 제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 정부에서 2033년까지 실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현 정부 들어 6년 앞당긴 것인데,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등교를 거부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교내 석면 부실공사를 목격한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소재 신정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위원장 윤진영)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내 석면제거공사 안전 보장과 조희연 교육감과의 간담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진영 비대위원장은 "학부모들이 직장이나 가정을 지키지 않고 여기까지 와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학교 석면공사가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진행되면서 학교 현장에 불치병의 시한폭탄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들은 이러한 불행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석면 제거 공사가 부실공사"

    비대위에 따르면, 신정초 석면 제거 공사 기간은 6월 15일부터 8월 5일까지였다. 공사 시작 전 교육당국은 신정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고, 그 결과 학교장, 학부모 등을 포함한 모니터단이 구성됐다.

    그러나 모니터단이 공사 현장을 돌아보던 중, 석면 채취 중 비닐을 한 겹만 씌우거나 문을 떼지 않는 모습 등을 목격했다. 이들은 "가이드라인과 다르다"며 학교, 시공업체, 교육지원청 등에 이의를 제기했다.

    윤 위원장에 따르면, 모니터단의 이어지는 지적에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학부모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며 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학교 측에 '안전 확보'를 조건으로 학사일정 조정을 요청했고, 개학 강행 시에는 단체 등교거부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신정초는 6일로 예정됐던 개학식을 8일로 연기하긴 했지만, 이에 반발한 학부모들이 신정초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등교거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 윤진영 신정초 학부모 비대위원장. ⓒ정호영
    ▲ 윤진영 신정초 학부모 비대위원장. ⓒ정호영

    "학교 측이 도리어 학부모 모욕"

    윤 위원장은 "일부 (강서양천) 교육지원청 직원은 우리를 '불안을 조성하는 학부모'라고 모욕하거나, 학생들에게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전단지를 놓고 폄훼하고 있다"며 "지원청의 정중한 사과와 교육감 간담회를 간곡히 요청한다. 학부모들의 의지를 저버리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한 학생들의 숫자가 알려지기는 것에 난색을 표해 정확한 수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대위에 등교거부 및 전학고려를 하겠다고 서명한 학부모의 숫자는 10일 기준 611명에 이른다. 최소 수백명의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신정초등학교의 총 학생수는 1,84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교거부·전학 고려 학부모 611명"

    신정초등학교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요구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빨리 학교가 개학하면 좋겠다는 다른 학부모들의 의견도 학교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온 교직원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정상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부모, 학생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