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등 유력 대선주자 모두 '불발'… ‘親文 인사’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할 듯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31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영남권역 선출대회 투표결과 후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화답하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31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영남권역 선출대회 투표결과 후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화답하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부엉이모임’이 최근 정치권의 화제다. 부엉이모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민주당 의원 30~40명의 친목 모임이다. 이들은 ‘밤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모임명을 ‘부엉이’로 지었다고 한다. 

    부엉이모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당 안팎에서는 ‘계파정치’라는 우려가 팽창했다. 결국 친문 의원들은 “밥만 안 먹으면 된다”며 부엉이모임 해산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론은 물론, 당 안팎에서도 ‘부엉이모임의 완전한 해산’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부엉이모임을 통해 ‘당내 친문·비문 계파’가 오히려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부엉이모임이 부각되자 일각에선 향후 2022년 제20대 대선 때 집권당 잠룡으로는 ‘친문’ 인사가 부상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둘러싸고 모인 모임은 정치권력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때 그 의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유탄=비문계' 라는 공통점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민주당 유력 대권후보들의 행보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행보가 이를 방증한다. 두 전 대권후보는 차기 대선 등판이 어렵게 됐다는 게 현재의 중론이다. 공교롭게도 두 전 대권후보 모두 친문계 인사로 분류되지 않았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자신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서서히 대권가도와 멀어졌다. 이 과정에서 "친문계의 개입이 있었다"는 풍문도 존재했었다. 실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3월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 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안희정 지사 (성폭행 폭로를), 임종석 실장이 기획했다 하더라”라며 이 같은 풍문을 알렸다. 

    30년간 당을 위해 희생한 안희정 전 지사를 매몰차게 제명한 당 지도부의 선택 역시 풍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자신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자 홍준표 전 대표는 당시 여야 5당 대표 오찬 후 취재진과 만나 “농담이었다”면서 수습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를 살펴보면 추미애 당대표를 비롯해 민홍철·김병관·양향자 최고위원 등이 친문 인사로 불린다. 

    이재명 '차기 대권' 일단 포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13지방선를 통해 경기도청에 입문했으나 선거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부도덕한 사건) 논란이 일파만파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문 진영과의 마찰도 발생했다. ‘혜경궁 김씨 논란’이 그렇다. 이 논란은 지난 4월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때 불거졌다. 이재명 지사의 부인 000씨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트위터로 비난했다는 게 골자다. 

    이에 지난 5월 9일 ‘경향신문’ 1면에는 “혜경궁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광고 문구가 실리기도 했다. 광고주는 ‘지나가다 궁금한 민주시민 1들’로 이들은 친문 당원이라는 게 중론이다. 

    친문계의 눈총을 너무 강하게 맞아서일까. 이재명 지사는 차기 대권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년 뒤 재선에 성공하는 게 목표”라면서 “내 머리 속에 대선은 없다”고 강조했다.

    차기 당권주자도 친문계가 약진

    추미애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당권 주자로도 ‘친문’ 인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25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한다. 이번 전당대회 당권의 변수로는 친문 후보 단일화다. 그리고 친문 후보 단일화를 주도할 인물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꼽힌다. ‘7선 중진’ 이해찬 전 총리가 출마한다면 친문 후보 교통정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는 달리 말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비문 인사들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 두 차례 민주당 전당대회를 살펴보면 친문 인사들이 약진했다. 지난 2015년 2·8전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당대표 선출(경쟁자 ‘비문’ 박지원 의원)과 지난 20016년 8·27 전대 당시 추미애 당대표 선출(경장자 ‘비문’ 이종걸 의원)이 이를 방증한다.

    스탈린식 '순혈주의' 떠올려

    민주당 미래권력 변천사가 과거 공산주의국가 권력 장악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는 시각도 있다. 스탈린주의가 하나의 예다. 1930년대 구소련 최대 권력자인 이오시프 스탈린의 권력 장악이 스탈린주의다. 스탈린은 당사를 마음대로 개편해 고참 볼셰비키나 다수의 무고한 당원을 ‘인민의 적’이라는 이름 아래 숙청했다. 

    스탈린주의는 극단적인 독재 권력을 의미한다. 스탈린 정권 때 단행된 ‘대숙청’도 마찬가지다. 대숙청은 스탈린의 최측근인 나콜라이 예조프를 중심으로 ‘반스탈린파’ 대중을 숙청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9일 ‘영남일보’에 ‘부엉이모임 논란 재현돼서는 안 된다’ 칼럼을 싣고 이렇게 주장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어려웠던 주요인은 권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배타적 순혈주의’가 만든 뺄셈의 정치였다”며 “권력자가 된 후 내부집단만의 결속은 자칫 패권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다. 살아있는 최고 권력이다. (이전) 살아있는 권력이 만들어 온 적폐를 반복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