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푸드 투어 참가기

     허 동혁 /객원 논설위원

    요즘 영어권을 중심으로 성장하고있는 푸드투어는 우리 한국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가이드투어형태이다. 이는 말 그대로 먹거리 투어인데, 일반적으로 푸드투어의 형태는, 시내의 유명 먹자 골목을 3-4시간 돌면서 맛집을 찾아 먹으러 다니는것이다.

    먹거리 투어가 영어권에서 붐이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 인 것 같다.
    유명하고비싼 식당에서 몇 시간에 걸쳐 코스 요리를 즐기는 식의 푸드투어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솔직히 그건 진정한식문화 체험이라고 보기 어렵다.
    먹거리 투어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유를 유추해 보자면, 첫째 여행의 개념이 방문지의 고정자산’(유적, 건축물, 박물관, 자연경관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그간 유지되고 식도락은 그에 따른부수적인 여행행위로 간주되어 왔으며, 둘째 언어가 안 통하는 해외여행을 고정자산관람 중심의 가이드투어가 그간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며, 셋째 여행지의 음식이 입맛에 안맞거나,
    넷째 입맛에 맞아도 음식량조절문제와 현지습관 등으로 인해 다양한 먹거리를 단시간에 체험하는 노우하우가 축적되어 있지 않았다.

  • 더군다나, 한국인 여행객에게 있어서 먹거리 투어는 더욱 거리가 멀었다
    우선OECD가맹국과 비교해서 한국은 여행자유화 역사가 짧아 (28), 가이드투어에 의존하는 여행객이 아직 많다. 게다가 요즘은 많이줄었지만 현지의 한국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투어형태가 한때 주류를 이루었고, 휴대용 고추장을 들고다니는 등 한국인들은 외국 식문화 체험을 어렵게 생각해 왔다. 게다가 푸드투어가 거의 영어로 진행되는문제도 있다.

    그런데, 인터넷와 스마트폰의 발달로 여행객들이 관광지의 지식을 예전에 비해 손쉽게 습득 가능하게 되어, 언어문제가 있어도 기동력있게 행동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여행중 먹거리를 심도있게 즐길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우리 속담이 있지 않은가.

    관광지의 고정자산은 멈춰있는역사지만, 그 나라의 요리는 살아있는 역사이다.
    요리는 그나라의 지리, 생활문화, 역사를 단시간에 한꺼번에 보여주기때문이다.
    요리란 현지의 기후와 토양에서 채취 가능한 식재료를 가지고(지리), 현지인들이 대대로 전해 내려온 조리기구와 조리방법으로 만들어지고(문화), 대륙간 무역, 식민지화 또는 전쟁이 기존 요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역사). 예를 들어 한국에서 부대찌게를 먹는다 하면, 한국의 찌게 문화, 17세기 일본과의 무역에 의해 들여온 고추, 6.25때 들여온 미군 레이션 그리고 경제 성장기 시절 일본에서 들여와 크게 유행한 라면을 역시 경제 성장기의 주요 조리수단인 가스 레인지 위에 얹어
    데워 먹는 것이니, 이의 유래를 모두 알면서 음미한다면 한국의중세 및 근현대사 그리고 미군문화까지 짧은 식사시간 동안 압축해서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과 다름없다.

    누군가가 맛집 정보를 정리해서몇시간 안에 위에 부담이 없는 정도로 먹으러 다니도록 투어를
    짜 주고, 먹는 음식의 유래까지 친절하게설명 해 준다면,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사람의 체취가 녹아있는 시장바닥의 노점상 위주로 돌아다닌다면, 이런생동감 있는 문화 체험이 따로 없을 것이다.

  • 지난 11월초 마침 홍콩의 푸드투어에 참가했다.
    홍콩은 알려진 대로 세계유수의 미식 도시인데, 우선 홍콩의 식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홍콩은중국요리중의 으뜸으로 치는 광동요리의 본거지이자, 영국 식민지 시절 자체적으로 발전한 홍콩식 서양 요리가널리 퍼져있다. 중국요리는 크게 산동요리, 강소요리(강소성, 절강성, 상해일대), 사천요리, 그리고 광동요리 이렇게 4대계통(四大系統)으로 나뉘는데, 중국 공산화 이후
    광동요리의 중심지는 자연스럽게 광저우에서 홍콩으로 옮겨져 왔으며, 홍콩의 중국요리 식당 중 80%는 광동요리집이다. 참고로 한국의 중국요리는 한국화교의 90%를 차지하는 산동인들이속한 산동요리가 중심이며, 일본의 중국요리는 에도시대 중국교역의 창구였던 나가사키와 제일 가까운 중국도시인상해가 속한 강소요리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광동요리는 홍콩, 마카오, 광저우를 잇는 주강델타를중심로 발달했으며, ‘나는 것은 비행기, 다리달린 것은 의자빼고는 다 먹는다는 말처럼 모든 동식물을 모두 먹기좋게 담백하게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어서 사실상중국요리의 대표격으로 불린다. 또한 해외 진출성향이 강한 광동인 답게 해외 요리의 요소를 많이 받아들여서, 광동요리는 중국요리의 퓨전이라고도 불리며 외국인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중국요리 계파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는 말대로 한때 광저우의 청과상은 동물원이라는별칭을 얻을 정도로 온갖잡다한 식용 동물들을 망라했는데, 13년전 사스 파동 이후 광동요리의 혐오식품이사스의 진원으로 지목되어, 현재 이 청과상에서 동물원 같은 풍경은 더 이상 볼 수 없으며, 개 고양이 등을 이용한 혐오식품도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홍콩 하면 딤섬을 보통 떠올리는데, 딤섬(點心)은 한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점심에 먹는 요리이다.기원은 1930년대 광저우의 찻집에서 만두종류를 내놓으면서 딤섬이라고 부른 것이 시초이다. 홍콩에서는딤섬을 얌차(飮茶)라고도 부르는데, 이유는 찻집에서즐기는 요리였기 때문이다. 당시 딤섬은 매주 메뉴가 바뀌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홍콩은 현재 웰링턴가에서 영업중인 陸羽茶室(Lok Yu Tea House)에서 딤섬을 내놓은게 효시이다.

    특이한 것은, 딤섬은 당시 부유층 남성만 먹는 요리였으며, 중국식 장삼을 입은 사내가 딤섬과 우롱차를 즐기는 것이 당시 부유층의 유행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근세 중국의 찻집은 매춘업과 연관된 경우가 많았는데, 여성이 딤섬과 무관했던 이유는 이와 관련이 있다.

    중국 공산화의 반작용으로, 홍콩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에 따른 급격한 도시화의 영향으로 1950년대에는 일반 식당에서도딤섬을 내놓게 되고, 60년대에는 딤섬을 내놓는 식당들이 대형화하며 메뉴도 다양해졌다. 여성이 딤섬을 즐기게 된 것은 70년대 들어서이다.

    주목할 것은 중국 공산화가 홍콩의 식문화 발전의 주원인이라는 사실이다.
    모택동 치하 중국은 50년대 대약진운동에 따라 설치된 집단농장인 인민공사에 딸린 공동식당의 보급과, 대약진운동의 실패에 따른 대기근, 그리고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조리사를 박해하는 바람에 세계 3대요리라던 중국의 요리문화는 단숨에 붕괴되어 버렸고, 지금도 그 영향이 남아있다. 그런 이유로, 홍콩에는 중국 각지에서 많은 난민들이 몰려왔고, 이들은 홍콩에서 자기 고향의 요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들중에는 공산 치하에서는 자신들의 요리 전통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홍콩으로 왔다고 증언하는 자들이 있다.

    현재 홍콩의 광동요리를 제외한 20%의 중국요리는 중국 각 지방을거의 망라한다. 현재는 홍콩 그리고 비슷한 정치상황에 있는 대만에 의해서 중국 각 지방요리의 명맥이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실제로 많은 중국인들이 자기 고향의 맛을 찾아서 홍콩이나 대만을방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 사례에서 보건대, 공산당 이념으로민족자주성이나 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홍콩의 식문화는 중국공산화 후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성격 급한 도시인의 취향에 급하게 맞춘 다이나믹한 면이 있고, 그 다양성으로 인해 홍콩음식이란명칭이 따로 붙은 요리는 없다.
    또한 홍콩은 거리에 한집 건너 맛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식문화가 발달해서, 도대체뭐부터 먹어야 할 지 혼돈이 생기는 도시이다. 따라서 홍콩의 식문화를 요약해서 체험하고 싶다면 푸드투어를우선 참가해 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참가했던 정확한 투어명은 Hong Kong foodie tasting tour 인데, 홍콩내 여러 곳에서 그 지역의특색있는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참가했던 투어 지역은 홍콩의 북부 변두리인(Tai Po)인데, 이곳은 명나라때부터 있었다는 재래시장으로 유명한 동네이며, 투어 역시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투어 가이드는 금융업계에서 종사하다가 푸드투어 가이드로 전직한 현지 20대후반 여성이었다. 이 투어는 무작정 먹는 것만 아니고, 샘플시식및 역사물 투어가 적절히 구성되어 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투어의 첫번째 방문지는
    樹記腐竹(Shu Kee Beancurd Sheet) 이라는, 두부껍질을 만들어 파는 가게를 방문했다. 경성(硬性) 두부의 껍질부분만 따로 전문적으로 만드는데, 주로 딤섬의 피()나 불교 사찰요리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쓰인다. 1948년 창업했는데 여기의 두부껍질은 질이좋기로 소문이 나서 숱한 양산화 제의가 있었지만, 주인이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모두 거절하고 가내수공업형태를 고집하고 있으며, 사진에 나오다시피 유사품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있을 정도로 이 집은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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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투어를 위해서 일부러 점심을 일찍 적게 먹어두었는데 첫번째 방문지가 두부껍질 몇 개 맛보는 것으로 끝나니배가 더 고파온다.
    두번째 방문지는
    陳漢記粥麵專家(Chan Hon Kee)이었는데, 드디어 본격적인식사의 시작이었다.  죽과 면 그리고딤섬류를 파는, 이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홍콩식 분식집으로, 매일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 이 집의 대표요리인 腸粉(rice roll)이라는, 쌀만두피로 만든 딤섬 세개 (야채, 돼지고기, 닭고기)를 참가자들끼리 나눠 먹었다. 쌀만두피를 조리하는 과정을 직접 볼수 있었던 것이 음식 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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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으로 방문할 식당이 5군데가 더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맛있어도 무작정 먹을 순 없었다.
    아쉬운마음을 뒤로 하고 그 다음 식당으로 향했다. 두번째 식당은 一樂燒臘飯店(Yat LokBarbecue Restaurant, 이하 一樂)으로, 닭 오리 거위 등을 구워서가게 앞 전시대에 내놓고 파는 홍콩의 일반적인 바베큐 식당이다. 식당 내부는 지극히 평범하나 여기는미슐랭 가이드 원스타에 오른 곳이다.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이유는 이 식당의 명물 거위구이 때문인데, 홍콩에서는 鏞記(Yung Kee)와 함께 거위요리로 쌍벽을 이루는식당이다.

    일행은 여기서 구운 거위가 들어간 면을 시식했다. 찜이 아닌 구이요리를 면에 넣으면 맛이 물러지지않나 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거위 껍질과 고기 그리고 면이 적당히 입속에서 조화를 이루었다. 거위는 그냥 먹거나 특제 매실 소스에 찍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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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一樂은 세계적인 길거리음식의 권위자 앤서니 보댕(Anthony Bourdain)이 방문한 이후 더욱유명해졌다. 보댕은 셰프 출신으로 Travel Channel에서세계 구석구석의 길거리 음식을 소개하며 유명세를 쌓았고, 올해 5월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방문 때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허름한 쌀국수집에 안내한 것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보댕은 一樂의 거위구이를 맛보고는 교향곡을 듣는 것 같다고 평했는데, 정말로 이 거위는 교향곡 같이 고기의 모든 부위의 맛이입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다.

  • 一樂 1957년 창업 이래 상당한 명성을 쌓은 데도 불구하고 소규모 경영을 고집하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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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재료를 써서 거위를 90분동안 굽다는 것 이외에는 조리방법을비밀로 하고 있다.
    반면 앞서 말한 一樂의 라이벌 鏞記 1942년 거위구이를 파는 포장마차로 시작해서, 현재는 홍콩 센트럴 지역에거대한 식당건물을 갖고 있으며, 선물용 거위구이를 포장판매하는 등 어느정도 기업화 되었으며 전용 거위농장을갖고 있다. 3개월 된 거위를 잡으며, 거위를 굽는 숯은싱가폴 산을 쓴다는 등 조리방법도 공개되어 있다.


  • 거위구이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나니 다음 식당에서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된다.
    투어가이드가 참가자들의 이런 걱정을 아는지 다음 행선지는 식당이 아닌 기차역 박물관으로 데려갔다. 방문한 곳은 Hong Kong Railway Museum인데, 홍콩 유일의 철도박물관이며 1913년 세워진 Tai Po Station을 개조한 중국식 건물이다. 영국식민지 시절의기차와 객차를 보존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다음 시식을 위해 잠시 소화하기에는 충분한 눈요기 거리였다.


  • 그래도 아직 소화가 안됐다고 느꼈을 때 도착한 곳은 다행히도 과자집이었다.
    이름이
    澳門鳳城手信(Macao Phoenix City Souvenirs), 마카오에 본점을 두었으며 광동식 땅콩쿠키 (花生)으로 유명하다. 땅콩쿠키와 호박씨쿠키(南瓜糖)의 제조과정을 직접 보며 갓 구운 김이 무럭무럭 피어나오는 쿠키들을 맛볼 수 있었다



  • 다음에 들른 식당은 이 푸드투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뱀탕집이었다.
    식당 이름은
    蛇王海 (Snake King Hoi). 바이아그라가 등장한이후 한국에서는 뱀요리를 구경하기가 힘들어졌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전통보양식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광동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을철 동면에 들어가기 전의 뱀은 지방분이 많아 감기예방에좋다 하여 뱀탕을 끓여 먹어왔다. 따라서 혐오식품이라는 인식은 홍콩에서는 전혀 없다. 뱀탕은 3종류의 독사를 사용하며,크랙커와 레몬잎을 곁들여서 먹는다.

    가장 궁굼했던 뱀의 육질은 육포 같은 느낌이었고,오랜 기간 뱀탕을 먹어 온 사람이면 가을철마다 꼭 찾는 요리가 될 만한 맛이었다. 식당한 켠 선반 위에는 뱀술이 있어서 맛이 궁굼했지만 일정상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요리에 쓰이는 뱀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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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마지막 식사 코스다.
    뱀탕을 마셨더니몸이 좀 뜨끈한데, 배가 아주 고픈건 아니지만 왠지 밥 한공기가 땡긴다.
    Tai Po Market
    건물 2층에 있는
    三小姐海鲜小菜 (San Siu Jie Seafood Restaurant)로 갔다.
    Tai Po Market
    을 찾는 이들이 꼭 찾는다는 이 식당은이름 그대로 세 자매가 운영하는데, 이들에게는 유명가수인 남동생이 있는 것으로도 이름이 났으며 아버지대부터 식당을 운영하다가 한때 끊겼다가 10여년 전부터 영업을 재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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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광동식 해산물 식당, 우리가맛본 요리는 籠仔糯米蒸羔蟹(대나무 바구니 찜게찹쌀밥),
    流心芝士丸(오징어묵튀김) 그리고 豉汁蒸烏頭(숭어검은콩소스찜) 이다. 앞의 두 요리는 전형적인 광동식 해산물 요리이며, 숭어요리는 Tai Po지역에 많이 사는 객가(客家, Hakka)들의 요리이다. 객가는 중국의 한족의 일파로 고유 언어를 가지며, 이동이 많았던 탓에 이들이 먹는 요리는 조미료를 이용한 보존요리가 많은데, 이숭어요리는 조미료로 검은 콩장을 이용했다.

    큼직한 대나무 바구니든 어린 게와 찹쌀밥을 먹자니 이젠 위가 하나로는 모자랄 지경이다.
    또한 오징어로 이렇게 부드러운 어묵을 만들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모든식재료를 먹기좋게 만든다는 광동요리의 정수를 보는 듯 했다. 오징어묵을 맛있게 만드는 비결은 갓 잡힌신선한 오징어만 써야 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다. 중국요리에 딱 맞는다는 칭다오 맥주까지 곁들이니맛과 분위기가 모두 더 할 나위 없다.

    이제 더 이상 안 먹어도 만족감을 느낄 찰나에,디저트가 하나 남았다고 가이드가 일러준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舊果香林豆腐花(Jiu GuoXiang Lin)으로 豆腐花, 즉 두부 푸딩을 파는 곳이다. 설탕을 섞어 만든 두부에 시럽을 뿌려 먹는 광동식 디저트이며, 통상통나무 바가지에 넣은 채로 나온다. 시럽은 아몬드와 검은 깨 두종류가 있다. 디저트는 다른 요리와 달리 먹는 이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요리가 아니던가. 이부드럽고 달콤한 두부는 지금까지의 이 고층빌딩이 난무하는 홍콩마냥 익사이팅한 투어일정의 대미를 두부처럼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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