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발족… 교수·전문가 대거 참석, '文 대세론' 굳히기?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차기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함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김종인 전 대표는 자신의 슬로건인 경제민주화를 '천명'이라고 할 만큼 강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정작 당의 핵심 축인 문재인 전 대표는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탓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6일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대해 "말은 상당히 거창하게 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실질적으로 경제민주화는 성장에 지장을 주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제민주화를 성장에 장애가 되는 것처럼 구분하고, 성장을 내걸고 아울러 경제민주화도 한다는 말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는 실질적으로 시장을 자꾸 보완해나가자는 뜻"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잘못됐음을 꼬집었다.

    '국민성장'은 이날 오후 창립 준비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교수 및 전문가 500여 명이 대거 참여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대표는 그간 더민주 손학규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잠재적 대권 주자들을 만나왔다. 

    이와 관련 김종인 전 대표는 "2018년에 출범하는 정권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70년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데,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정치·사회 모든 현상을 봤을 때 새로운 걸 시작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떤 분들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손을 잡을 일이 거의 없는 또 다른 이유로는 이른바 '패권지대'에 대한 김 전 대표의 거부감이 꼽힌다. 

    김종인 전 대표는 '패권지대는 새누리당의 친박(親박근혜)계나 더민주의 친문(親문재인)계로 보느냐'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그러한 인상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인 몇 사람은 '무조건 내가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자기 주변 세력 확장만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5년 단임제 대통령 중심제라는 게 별로 성공을 못한 이유가 소수 패권집단들이 권력을 장악해 끌어가다보니 전반적 정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이면서, 문재인 전 대표와도 거리를 뒀다. 

    앞서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 3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더민주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회의감을 갖고 있다"면서 "(2012년 대선에서) 이기고 나니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확 바뀌었는데 지금 더민주도 똑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김종인 전 대표는 그간 만나온 차기 대권주자 중에서 경제민주화를 실천할만한 인물로 남경필 지사를 꼽았다. 

    그는 "지난 2010년도에 소위 경제민주화를 얘기할 때 남경필 지사가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라고 하는 의원 그룹을 끌고 갔었다"며 "특별하게 접촉한 게 아니라 과거부터 잘 알던 처지라 가끔 만나 경제민주화가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나와 당적을 달리하고 있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방법에 있어선 생각이 달라 별로 크게 의논하거나 협의할 의향은 갖고 있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