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내 협상외친 더민주, '국회의장' 사수 위해 시간끈 셈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원 구상 협상을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원 구상 협상을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여당과 원만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처음부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동시에 가지겠다고 무리수를 두다가 협상 막판에 짐짓 선심 쓰는 척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원 구성 협상을 타계하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우리가 그간 법사위를 더민주가 가져야겠다고 주장한 것은 현재 야당인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고, 특정 당이 운영위와 예결위, 법사위를 독식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며 "균형과 조화에 따라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그러나 역시 20대 국회를 법에 정해진 시점에 개원하겠다는 약속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법사위를 양보하기로 원내대표 회의에서 결정했다"며 "이제는 새누리당이 화답할 차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국회의장을 여소야대 정신에 맞게 야당 출신 의원이 맡는 것이 타당하므로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양보할 문제라는 설명이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도 "28년 만에 법정 기한 내 원 구성을 하는 것이 더민주의 분명한 목표"라면서 "협상 당사자가 만나서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처럼 (협상안이 나올 때까지)문을 걸어 잠그고 무제한 협상을 벌여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더민주는 당초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를 더민주에서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라 가져가야 하고, 법사위원장직은 운영위 예결위와 함께 협상의 테이블에 올리면서 "모두 새누리당에 줄 수 없다"며 여당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를 같은 당에서 가져간 전례 또한 찾기 어렵다. 17대 국회에서는 원내 1당과 2당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갔고, 18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눠 가졌다.

    심지어 더민주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23석을 얻어 원내 1당이 됐지만, 지난 19대에서 새누리당은 152석, 18대에서 한나라당은 153석을 얻어 원내 1당이 됐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원내 1당을 이유로 국회의장을 달라고 한 더민주가 법사위원장까지 가져가겠다는 주장 자체가 전례 없이 과도한 요구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더민주가 막판에 선심 쓰는 양 법사위원장직을 '양보하는 척'하며 국회의장직을 안정적으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의장과 법사위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 3당 구도상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의장의 힘이 강해지면서 야당이 반드시 의장직을 사수해야 한다고 인식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우 원내대표는 같은자리에서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비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우 원내대표는 "어제 기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말했던 세비 관련 발언은 안철수 대표를 비판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정치인에 가해지고 있는 일반적인 반 정치적 공격논리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말한 것"이라며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이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을 압박하기 위해 여당과의 협상에 앞서 국민의당, 정의당과 수석부대표와 먼저 회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