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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의 후예’ 송중기 못지않은 ‘달달 매력’으로 다양한 세대의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가 탄생했다. 무꺼풀에 강인한 인상을 지닌 이재준이 최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우리 집 꿀단지’에서 오봄(송지은 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연신 애정표현을 쏟아냈다. 낯간지러운 말을 건네는 건 일상다반사요, 빠져들 것 같은 눈빛과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능청스러움은 결국 봄과의 결혼에 골인하는 무기가 됐다. 그리고 차세대 ‘심쿵 유발자’로 등극하는 결과까지 낳았다. 데뷔 4년째가 되는 시기에 화제의 중심에 선 이재준의 행보가 흥미롭다. 뉴데일리는 최근 전성기에 접어든 이재준과 인터뷰를 가졌다.  

    “요즘 드라마가 끝나고 인터뷰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솔직히 아직까지는 실감이 안 나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며 지은씨, 야외 촬영 감독님, 조감독님과 함께 ‘결국 끝났구나’라는 생각으로 아쉽게 촬영하던 게 생각나요.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끝난 후 느낌이 확 올 줄 알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야 끝났다는 느낌이 제대로 올 것 같아요. 왠지 공허할 것 같기도 해요.”

    이재준에게 ‘우리 집 꿀단지’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2013년부터 드라마로는 ‘연애조작단; 시라노’ ‘더러버’를, 영화로는 ‘야간비행’ ‘생살’ ‘뷰티 인사이드’를 해왔지만 129회까지 일일드라마로 긴 호흡을 이끌어온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말이다.

    “드라마가 호흡이 길어서 힘든 것보다 의외로 처음에 톤과 템포를 잡는 과정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일일가족드라마기 때문에 이전까지 해온 작품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죠. 처음 시놉시스만 봤을 때 마루 캐릭터는 화도 안 내고 착하고 순진한 부잣집 아들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깊게 설정하고 들어갔죠. 원래는 굉장히 밝은 캐릭터인데 제 목소리 톤과 템포가 감독님께서 봤을 때는 너무 진지했나 봐요. 드라마 회차를 더해 갈수록 점차 맞춰갔어요. 1화를 촬영할 때 감독님께서 갑자기 소리를 크게 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전 작품들에서는 감정을 차차 표현하던 식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갑작스럽게 변하는 측면 많아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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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일일드라마라는 특성상 최명길, 이영하, 김용림 등 다수의 중견 배우들과 함께 한 점도 이재준에게는 색다르다. 이전까지의 작품들에서는 또래들과 함께 연기해온 터라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 또한 많다고.

    “극중 마루(이재준 분)의 양아버지로 등장하는 이영하 선생님께서 진짜 가족처럼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극중 가족으로 출연하는 배우들끼리 회식을 할 정도로 친분도 쌓으면서 잘 해주셨죠. 아직 미숙한 저에게 선배님들께서 콘티 보는 법도 알려주시고 조언들도 많이 해 주셨어요.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잘 보이는 법, 호흡법, 대사 잘 주고받는 법도 자세하게 알려주셨어요.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많이 예뻐해 주셨고요. 선생님들과 술자리가 있을 때도 말씀 잘 들으려 했고 인사도 열심히 했어요. 평소 조언도 열심히 새겨듣고 궁금한 게 있으면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죠. 제가 질문을 하면 선배님들이 연기 열정이 있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이날 인터뷰가 끝난 후의 스케줄을 물으니 “선배님들께서 대부도에 가 계셔서 잠깐 들러서 인사하고 내일 인터뷰 준비하려고요. 어쩌다보니 총무직을 맡게 됐네요.”라며 웃는 모습을 통해 ‘우리 집 꿀단지’ 배우들 간의 애틋한 친분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과의 호흡 이후 생겨난 마음가짐으로는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어요. 7개월 동안 계속 고민하고 촬영하고 방송을 보며 선배님들 얘기들도 들으니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연기가 점점 재밌어지기도 했지만 어려워지기도 한 것 같아요.”라고 터놓았다.

    드라마 속 마루는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에 무일푼이 되고 정기(이영하 분)의 뜻을 따라 국희(최명길 분)의 집에 얹혀살게 되는, 일찍이 다사다난을 겪는 청년이다. 올곧으며 우직한 마루를 보고 있자니 요즘 세상 청년이 맞을까 싶을 정도다. 현실 이재준은 이와 어느 정도 일치할까.

    “선배님들께서 착한 애라고 얘기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최대한 착한 면을 끄집어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했고요. 아직까지는 드라마가 끝나고서 제대로 쉬지 못한 상황이라 실감이 크게 안 나긴 하는데, 주말에 머리 다듬을 때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마루 안녕이다’라고 지은이에게 문자를 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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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로 살면서 일일드라마 특성상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는 일이 많고 말도 빨리해야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차츰 적응해갔고 말도 늘은 것 같아요. 혼잣말도 늘었고요. 캐릭터 영향을 많이 받았죠. 긴 호흡으로 연기하다보니 이번 작품을 제일 힘들게 촬영한 것 같아요. 예전에 무용할 때 12시간 넘게 계속 작업을 했었는데 그 때 끈기가 적용돼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더러버’ 때도 그런 면이 있었지만 점차 이번 기회를 통해 능청스러움도 많아졌어요.”

    드라마이긴 하지만 극의 중심에서 부부의 연을 맺을 정도였던 송지은과의 촬영장 뒷모습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의 스스럼없는 모습이 마루와 봄이의 ‘찰떡 케미’로 완성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낯을 가려서 존댓말도 하다가 극중에서 친구하자고 한 순간부터는 실제로도 말도 놓고 친해졌어요. 동갑이다 보니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지은이를 처음 리딩 때 보고서는 딱 봄이 같다고 생각했어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본인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우리 집 꿀단지’를 보는 재미는 봄이에 대한 마루의 해바라기 같은 애정표현. ‘여심 스틸러’로 손색없을 정도인 이재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태양의 후예’ 유시진을 연상시킬 정도다.

    “닭살 돋는 멘트 많았죠. 봄이한테 호빵 주면서 ‘널 향한 뜨끈뜨끈한 내 마음’이라고 한 게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네 눈 정말 반짝반짝 별 같아’ ‘나 너 좋아해도 되냐’ 볼 등을 가리키며 ‘안마해 줘. 여기 여기’라는 말 등 많죠. 원래는 잘 안했던 행동이라 오그라들었어요. 그런데 내가 어색해하면 시청자들도 보기 힘들 것 같아서 시도 때도 없이 봄이한테 대사를 했죠. 촬영장에서도 적응하기 위해서 오히려 더 많이 대사를 했고요. 제가 대사를 하고 나면 스태프들이랑 지은이가 빵빵 터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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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본 작품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예요. 마지막 회를 본방 사수했을 정도였어요. 뷰도 굉장히 예쁘고 선배님들 연기도 인상적이었죠. ‘태양의 후예’를 보면서 마루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김은숙 작가님 대사가 원래 좋기도 했고요.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라는 도치된 대사법도 공부가 됐어요.”

    이전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표현한 이재준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린 상태에서 그가 꿈꾸는 미래의 배우로서의 모습을 들어봤다.
     
    “느와르 영화 찍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있어요. 아마 남자배우라면 다들 갖고 있을 꿈일 거예요. 지금은 부족하겠지만 30대 중반쯤이면 제대로 남자냄새가 나지 않을까 싶어요. 주변 상황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는 애절한 사랑 얘기도 그려보고 싶고 사이코패스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더러버’ 때는 제가 걸음마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옹알이 정도는 하는 것 같아요. 이제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걸을 수도 있고 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잘하고 싶어요 연기. 초심 안 잃고 열심히 해야죠.”

    [장소 제공 :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오렌지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