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반장 예비역, 조종수들 훈련장으로 이동하며 조는 경우 많아…
  • ▲ K-55 자주포 모습. ⓒ뉴데일리 DB
    ▲ K-55 자주포 모습. ⓒ뉴데일리 DB

    해병대가 경북 포항에서 야외전술훈련 중 전복된 K-55 자주포 1대의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장비결함과 도로유실 등으로 사고원인이 좁혀지는 모양새다.

    해병대 관계자는 "장비결함,도로 유실, 조종 미숙 등의 다양한 사고 원인이 있지만 조종수가 병장계급의 베테랑이기 때문에 조종 미숙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조종수는 당시 시속 안전속도 10km 내외로 운전했다"고 밝혔다.

    전직 K-55 포반장을 했던 한 예비역 해병은 "K-55를 조종하는 병사들이 훈련장으로 이동하며 깜빡깜빡 졸면서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때문에 인재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5일 오전 10시 1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길등재에서 야외전술훈련을 위해 기동 중이던 해병대 1사단 소속 K-55 자주포 18대 중 1대가 도로 옆 계곡으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자주포의 사수 A(22)상병과 포반장 B(23) 하사 등 2명이 숨지고 5명이 입원했다.

    일각에서는 21일 포항지역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사고 지점의 지반이 약해져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 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1일 포항 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42.7mm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비로 인해 토양이 쓸려내려가 불안정한 지반이 26톤 이라는 자주포의 무게를 견디기 어려웠을 수 있다.

    특히 사고 장소인 길등재는 경사가 심하고 지형이 순탄치 못한 곳으로 알려졌다.

    해병대에서 K-55 전복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도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서 유사한 인명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김모 일병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조종 미숙으로 밝혀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2007년 사고 이후 도로정비 및 안전교육 등을 집중 적으로 시행해왔다"며 "동일한 지역에서 160회 정도 안전하게 훈련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의 사고 지점은 이번 사고 현장에서 400~500m 정도 떨어진 상부 지점"이라며 "이번 사고 지역과 동일한 곳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속 부대는 사고 당일 크레인을 통해 전복된 K-55 자주포 인양 작업을 마쳤다. 인양된 K-55의 사고 원인이 기갑차의 조향장치 결함일 가능성도 있어 정밀감식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