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야당이 국회의장 안줘 다 접어야" 화합 강조, 김무성은 불참
  • ▲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총선 참패와 관련해 허리를 굽혀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총선 참패와 관련해 허리를 굽혀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6일 새누리당 4.13총선 당선자 워크숍은 기가 한풀 꺾인 분위속에 진행됐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죄에 집단 반성문까지 발표하면서 다소 우울한 모습으로 전개된 것이다. 

    특히 선거 패배 책임론과 
    새 지도부 구성 등을 놓고 친박(親朴)계와 비박(非朴)계가 설전을 벌이는 등 여전히 총선 참패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새누리당 당선인들은 이날 국회에 모여 국민들에 대한 사죄와 함께, 당내 화합을 통한 재출발을 다짐했다. 

    치열했던 총선에서 살아돌아왔음에도 친박계와 비박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대부분의 당선인들이 참석했지만, 총선 직후 사퇴한 김무성 전 대표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 총선 패배의 여운이 계속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본격적인 워크숍이 진행되자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선자들은 총선 참패와 관련해 국민 앞에 사죄하는 뜻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환골탈태', '분골쇄신' 등의 새출발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공개 발언들이 이어졌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당의 지도부로서 책임이 가장 큰 저부터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새누리당이 비록 참패를 당해 제2당으로 전락하게 됐지만 국정을 무한 책임지고 있는, 또 대통령과 함께하는 집권당으로서 주어진 소임과 책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비박계를 겨냥, "너 때문이라는 네 탓보다는 나 때문이라는 내 탓. 반성과 성찰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로서 책임이 가장 큰 저부터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비박계의 '친박 책임론' 등으로 당 내분이 격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선자들 사이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감돌았다. 

  •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26일 새누리당 20대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26일 새누리당 20대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국민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숙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어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이 나서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힘과 동시에 당 화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서 의원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국민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 의원은 특히 차기 국회의장 문제에 대해 "일부 신문에서 의장 이야기 나오는데, 야당이 우리에게 안 준다. 다 접어야 한다"며 "나도 욕심없다. 대권 꿈 없다"고 의장직에 마음을 비웠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젊은 마음으로 당을 새로운 지도부가 이끌어나갈 때 당이 집권여당으로서 마지막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 시점에 맞는 우리당 인재가 나서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하는 그런 인물로 앞으로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채울 때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친박 2선 후퇴론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는 총선 참패의 책임과 새 지도부 체제 구성 등에 대한 설전이 이어졌다. 비박계의 '친박계 2선 후퇴론'도 거세게 제기됐다. 

    특히 비박계 이종구 당선인은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진박마케팅 때문에 우리가 심판을 받았는데 이 모든 잘못의 중심에 최경환 의원이 있다"며 "3보1배를 하든 삭발을 하든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사죄하라"고 최 의원의 2선 후퇴 선언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태경 김영우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은 차기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겸임 불가론을 강조하면서 무제한토론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친박계는 '김무성 책임론'을 제기하며 맞대응했다. 친박 김태흠 의원은 "주연은 김무성 대표이고, 조연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이 아니냐"며 총선 참패의 책임을 김 대표와 이 위원장에게 돌렸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총선 참패와 관련, "어떻게 이런 무참한 일이 벌어졌는지부터 밝혀야 한다"며 "선거 이후 새누리당의 모습은 더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친박계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이날 새누리당은 차기 원내대표단을 합의추대 할지 여부를 두고도 토론을 벌였지만, 계파간 이견만 노출한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계파간 격론을 벌이면서 당을 
    추스리기 위한 시급한 쇄신방안 마련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