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김종훈-윤종오 모두 당선, 통진당과 연대 없다더니
  • ▲ 13일 제20대 총선 울산 동구 선거구에서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 13일 제20대 총선 울산 동구 선거구에서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옛 통진당 부활이 현실화됐다. 4·13 총선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나온 통진당 출신의 김종훈(동구) 윤종오(북구)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면서다.

    헌법재판소가 종북 논란의 통진당에 대해 위헌정당 심판을 내린지 불과 1년 4개월여 만이다. 판결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헌재의 결정을 우회해 국회에 입성하는 첫 통진당 출신 의원들이 탄생한 것이다.

    김종훈 후보는 지난 2014년에는 통진당 소속으로 동구청장 선거에 나섰으나 낙선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동구청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윤종오 후보 역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지난 2014년엔 통진당 소속으로 구청장 재선에 나섰다가 낙선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 막판에 이들의 당선을 막기 위해 울산에 화력을 집중했다. 새누리당 정갑윤 울산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울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와 동구에서 옛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세력에게, 국회를 안방처럼 내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권 연대를 통해 막판 기세를 올린 두 후보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총선에서 통진당 출신의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된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역할이 결정적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단일화 중재를 위해 울산을 방문해 이른바 '묻지마 연대'를 주도했다.

    실제 문 대표가 울산을 다녀간 뒤 북구와 동구에 출마했던 더민주 후보들은 "아무 조건 없이 단일화했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통진당과 손을 맞잡고 10여 명의 종북세력을 국회에 들였다"고 비판 받은 야당이 또다시 똑같은 과오를 저지른 셈이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통진당 출신들과 연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당선된 통진당 출신의 두 후보가 20대 국회에서 통진당 후신인 민중연합당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중연합당은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이상규·김재연·김선동 전 의원 등이 잇달아 입당하며 지난 2월 창당된 신생정당이다. 통진당 출신 후보들의 당선으로 이름만 바꾼 통진당에 힘이 실리면서, 또다시 국회가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가 헌재의 결정을 외면한 채 통진당 출신 후보들을 국회에 입성시킨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