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조사… 어수선한 당 분위기, 필리버스터로 시선 못 돌려
  • ▲ 야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해 국회법 제106조 2항에 따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했다. 사진은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고 있는 24일 국회 본회의장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야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해 국회법 제106조 2항에 따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했다. 사진은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고 있는 24일 국회 본회의장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 정국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당의 정당 지지율은 되레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2월 3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6년 2월 23일~25일까지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9%, 국민의당은 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42%로 지지율을 지켜냈다.

    이번 주는 필리버스터가 47년 만에 국회에 재등장해 큰 화제가 됐다. 지난 23일, 필리버스터의 첫 타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과 두 번째로 나온 은수미 의원은 각각 국내 최장시간 연설 기록을 갈아치우며 큰 관심을 받았다. 야권 지지층이 응원의 목소리를 내면서 호응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도 외곽에서 응원전에 가세했다. 트위터에서 김 의원과 은 의원을 향해 연신 응원을 하며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1%p 떨어지면서 20%대를 잃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록한 지지율 19%는 지난 1월 3주차 여론조사와 같은 최저지지율이며, 이는 지난 2015년을 통틀어도 한 번도 없었던 지지율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필리버스터를 통한 지루한 정치공방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낀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공천 컷오프 발표에 따른 어수선한 당 분위기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노력한 홍의락 의원과 안보 정당에 힘을 보태기 위해 애써온 백군기 의원 등을 컷오프 명단에 올려 기준을 놓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26일,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 간 회동인 '2+2 회동'을 여당에 제안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분석된다.

  • ▲ 한국갤럽의 2016년 2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각각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무당층이 상승했다. 필리버스터로 인한 지루한 정치공방에 염증을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 제공
    ▲ 한국갤럽의 2016년 2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각각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무당층이 상승했다. 필리버스터로 인한 지루한 정치공방에 염증을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 제공

    국민의당 역시 정동영 전 장관을 영입하면서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지만, 되레 지지율은 2%p가 추락했다. 10%대가 붕괴되면서 한 자릿수 지지율로 주저앉은 것이다.

    국민의당 역시 당내 알력다툼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의당은 공동선대위원장만 다섯 명으로 각 계파 간 각축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중도를 표방해온 안철수 의원과 선명한 진보 색채를 지닌 천정배 의원 간 호남물갈이론 등을 두고 의견 차이가 여전한 상태여서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다소 애매한 의견을 내놨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옳지 못하기 때문에 상정을 인정한 필리버스터는 옳지 못하다는 양비론이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 간 갈등설에도 불구 지난주와 같은 42%의 지지율을 지켜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정보기관 불신을 조장하는 선전 선동을 하고 있다"며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무당층은 2%p 올라, 야권 지지도 하락이 보수표로 움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42%로 지난주에 비해 1%p 하락했지만, 부정적 평가 역시 45%로 1%p 동반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2016년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RDD 표본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전국 만 19대 이상 남녀 1,004명에게 조사했다. 응답률은 23%,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였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