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조 원 해외자산 동결 해제, 원유 수출, 8,000만 내수시장 기대감 급속 확산
  • ▲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란에 대한 금수조치가 해제된 뒤 한국에서는 '이란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YTN 이란 금수조치 해제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란에 대한 금수조치가 해제된 뒤 한국에서는 '이란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YTN 이란 금수조치 해제 관련보도 화면캡쳐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자 한국 내에서는 ‘이란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의 선봉에는 한국 정부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란 교역과 투자 가이드라인’에 따라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해운 등 이란과의 모든 무역거래가 정상적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는 일단 2006년 이후 중단됐던 장관급 협의체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오는 2월 본격 가동, 양국 간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의 이란 진출을 도울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최대 100여 명 규모의 경제 사절단을 이란에 파견하고, 이란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포럼과 수출 상담회도 열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행 또한 ‘대이란 거래 허가제’를 중단하고, 이란과의 무역 거래 활성화에 한 몫을 보냈다. 다만 미국의 금수조치 등으로 인해 달러 거래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기업들, 특히 조선·플랜트 분야와 건설 분야, 석유화학 분야 기업들은 이란으로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한국 언론들은 이란의 인구가 8,000만 명이며,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석유 매장량 세계 3위라는 점,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한국에 매우 우호적이라는 점 등을 부각시키며, ‘이란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여기다 1,200억 달러 상당의 이란 소유 해외자산에 대한 동결이 풀렸다는 점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올해부터 연 1,00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인프라 공사를 발주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한다. 이란 정부가 막대한 양의 원유 수출을 재개하고,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오일 머니’로 사회간접자본과 원유생산시설 등을 개보수할 때 한국 기업들에게 상당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이란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건설, 이에 필요한 철강 분야의 수출도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국제 사회의 금수조치 해제가 과연 한국 경제에 득만 되는가에 대한 분석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18일 세계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유가가 떨어지는 것은 이란이 이미 비축해 놓은 석유와 생산하는 석유를 시장에 내다팔 경우 그렇지 않아도 20달러 대로 추락한 석유가격이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문제는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석유화학 분야 수익성과 다른 국가에서의 건설, 플랜트 분야 매출이 더욱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른 문제도 있다.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관련해 이란에 대한 별도의 제재를 다시 내렸다.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핵개발 포기’에는 합의했지만, 북한의 기술을 제공받아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이란과 북한 간의 ‘무기 개발 커넥션’이 여전한 것으로 보이는 데다 ‘신정일치 국가’라는 불투명성 문제로 이란 경제가 과연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