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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海軍의 정신 속으로 좌경적 역사관이 들어갔나?

    '김유신 장군이 민족 간 전투에서 승리한 장군이라 艦名에 붙일 수 없다'는
    해군의 논리를 반박한다!

    고성혁(견적필살)  
     
    해군의 궁색한 답변

    <동아일보> 윤상호 기자는 지난 5월8일, <동아닷컴>에 게재한 기사에서 해군 함정의 명명(命名) 기준을 설명하며 김유신 장군은 제외된다고 보도했다. ‘같은 민족 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는 배제한다’는 해군의 기준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기자는 해군에 <동아일보> 보도의 사실여부를 공식 질의했다.
    5월13일 해군은, “윤상호 기자의 보도내용은 [해군의 함정명칭] 책자에 따른 함명 제정기준을 설명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하의 답변을 보내왔다.

    해군은 함명 제정 기준에 대해 “‘과거부터 현대까지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왕, 장수)과 호국인물을 선정하되, 민족 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는 가능한 배제한다’는 기준으로 광개토대왕함, 문무대왕함,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등을 제정해 왔다”고 했다. 김유신 장군은 ‘민족 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5월19일, 해군에 두 번째 공식 질의를 했다.
    <海軍의 역사관을 묻는다!>는 제목으로, <조갑제닷컴>에도 보도되었다. (아래는 그 全文)



  • <해군에 보내는 공개질의서

    1. 삼국시대에 과연 ‘민족’이라는 의식이 있었다고 해군은 생각하는가?

    2. 민족주의(Nationalism)에 기반한 민족개념을 삼국시대에 적용하는 게 타당한가?

    3. 해군은 국가보다 민족이 우선한다고 보는가?

    4. 해군은 답변을 통해 “민족 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는 가능한 배제한다”고 했는데,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때 전사한 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은, 미사일 고속정 1번함에 사용되었다. 그럼 윤 소령은 이민족 간 전투에서 전사했단 말인가?

    5. 광개토대왕은 백제를 공격, 백제 아신왕으로부터 항복을 받았다. 해군의 논리대로라면 광개토대왕도 같은 민족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왕인데 왜 艦名(함명)에 사용했는가?

    6. 신라의 문무대왕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왕으로, 백제를 멸망시켰다. 해군이 말하는 민족 간 전쟁의 최고 지휘관이었던 셈이다. 문무대왕은 해군 艦名에 사용했으면서 김유신 장군의 이름은 사용하지 못하는 건 모순 아닌가?

    7. 김유신 장군이 민족간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라 함명에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면 6·25전쟁 초기, 북한 무장 수송선을 격침시킨 ‘백두산함’과 그 승조원들은 민족간 전투에서 승리한 것인데 해군은 왜 그들을 자랑스러워 하는가?

    8. 백제를 끝까지 지키다 전사한 계백 장군 역시, 해군 입장에선 민족 간 전투에서 싸운 장수이기 때문에 해군의 艦名에 쓰는 게 부적절하다고 보는가?

    9. 민족간 전쟁인 6·25전쟁 당시 해군사령관이었던 孫元一(손원일) 제독을 214급 잠수함 1번함에 명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10. 육군사관학교 별칭은 ‘화랑대’이다. 신라 화랑은 삼국통일의 주역이다. 육군은 민족간 전쟁의 주역인 화랑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 그럼 해군은 이런 육군이 잘못되었다고 보는가?>

    링크: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61323&C_CC=AZ

    2차 질의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기자는 해군의 吳 모 소령과 통화할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진수한 잠수함 ‘유관순함’을 비롯해 ‘안중근함’을 명명(命名)했다고 한다.
    그에게 “김유신 장군이 민족 간 전투에서 승리한 장군이라 함명에 붙일 수 없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혹시 좌파적 역사관이 스며든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딱 잘랐다. 더 이상의 대화는 곤란했다.

    “언론보도는 정훈공보과에서 답변하는 것이라…”

    1차 질의를 한 지 약 20여 일 만에 해군으로부터 2차 질의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아래는 그 메일의 全文이다.

    <안녕하십니까?
    해군본부 전력발전과장 김○○ 대령입니다.
    고성혁님의 해군 함정명칭 제정기준에 대한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귀하께서 재차 문의하신 艦名 제정기준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변을 드립니다.

    해군의 艦名은 함정을 대표하는 의미로서 함정 유형별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기준으로
    검토하여 제정하고 있습니다.
    군함의 특성, 용도, 크기에 따라 고유의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도록 艦名을 제정하고 있으며,
    주로 人名, 地名, 鳥類名, 산과 호수 名 등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인물의 人名(충무공이순신함), 도시나 산봉우리 같은 地名(천왕봉함), 담수량이 큰
    호수 名(천지함) 등이 그 例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귀하께서 관심을 표명하신 역사적 인물의 人名을 艦名으로 사용하는 함정은 잠수함,
    구축함, 유도탄고속함 등입니다.【잠수함은 바다에서 큰 공을 남긴 역사적인 인물, 독립운동에
    공헌하거나 또는 광복이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구축함은 국민으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인 왕과 장수 또는 호국인물】【유도탄고속함은 해군창설 이후 전투
    또는 해전에서 귀감이 되는 인물】로 기본기준 下에 정립하였으며, 함 특성과 임무성격,
    국민적 지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함정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로 艦名을 제정
    하고 있습니다.

    艦名은 함정의 진수時부터 퇴역時까지 부대를 대표하는 부대명칭으로서 뿐만 아니라
    함 승조원의 자부심 함양, 국민의 해양사상 고취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정명칭은 기본적인 제정기준을 바탕으로 국난위기 극복 등 국가적 공헌도,
    대국민 인지도, 호국정신 및 해양사상 고취 등의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대표성이 있는 명칭을 艦名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고성혁님꼐서 보내주신 관심과 고견에 감사드리며, 소중한 의견으로 함명 제정 검토 시
    보다 심층적으로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해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귀하의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혹여 답변에 추가적인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담당자
    중령(진) 오○○(042-553-2143)으로 연락 주십시오, 친절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 6.10.
    해군본부 전력발전과장 김○○>


  • 사안의 본질인 ‘김유신 장군을 해군 함명’에서 왜 배제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기존 설명을 되풀이하는 정도였다. 기자는 책임 부서장인 金 모 대령과 통화했다. 金 대령은 2차 질의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김유신 장군에 대해 ‘같은 민족 간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는 배제한다’는 艦名(함명) 제정 기준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것이다. 답변이 오래 걸린 것은 그만큼 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같은 민족 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는 배제한다’는 함명 제정 기준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자 그는, “해군이 김유신 장군을 배제한다고 검토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김유신 장군이 해군 함정명에서 배제된다는 <동아일보> 보도는 사실입니까?”라고 묻자, “언론보도는 정훈공보과에서 답변하는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리 해군의 함명 부여 방식은 美 해군과 비슷하다. 해군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해군 함정이 늘어나면서 역사적 위인의 이름을 함명에 부여한 것이다. 한국형 구축함인 KDX-1급 1번함에 ‘광개토대왕’을 처음 적용한 것으로 시작으로, KDX-2급 구축함 여섯 척과 이지스함 세 척에 모두 역사적 위인의 이름을 갖다 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해군이 보유한 ‘艦名 제정 기준’ 책자가
    노무현 정권 때인 2007년에 발간되었다는 점이다.




  • 해군의 역사관에 문제 있다!

    북한은 신라를 부정적으로 묘사한다. 외세(外勢)인 당나라를 끌어들여 같은 민족인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켰기 때문이란 논리이다. 이 북한의 역사관은 좌파진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좌파들은, 북한정권이 ‘외세배격’을 내세웠다는 이유로 우리 민족이란 논리를 펼치고 있다.
    북한정권과 종북좌파세력은 주한미군을 外勢로 규정, 외세배격을 위해 주한미군도 철수가 되어야 한다고 정치선동을 하고 있다.

    북한정권과 종북좌파세력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김유신 장군이다. 外勢(당나라)를 끌어들여 같은 민족을 공격했다는 논리 때문이다. 그와 비슷한 논리가 해군 함정 제정기준에 등재되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해군 간부들은 그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역사관은 가치관을 결정하고, 가치관은 행동을 결정한다. 잘못된 역사관은 잘못된 행동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해군 수뇌부의 방산(防産)비리도, 일종의 역사관과 가치관의 해이(解弛)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군 수뇌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함명 제정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