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미 꺼져버린 '문재인 대세론' 재점화 시도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문재인·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맞붙었다.

    박지원 후보는 3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어이없는 현상이 일어났다"며 "어제(2일) 문재인 후보 측에서 전당대회 선거 규칙을 변경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반칙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그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문 후보의 정치력·포용력이 의심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한 전당대회 룰을, 전날 문 후보 측에서 변경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두 후보는 당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25%의 비율을 차지하는 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의 '지지 후보 없음' 답변을 득표율에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우위에 있는 문 후보는 무효 답변 처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박 후보는 유효 답변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박 후보는 "문 후보는 명문화된 해석을 바꿨음에도 규칙을 정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100미터 경주에서 99미터를 달렸는데 룰을 바꾸자는 건 친노의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친노가 다수인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조하며 "안철수·손학규의 심정을 이해한다"고까지 했다.

    전날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이른바 '전당대회 룰 해석 변경'을 발표한 직후, 박지원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변과 거취에 대해 상의하겠다"고 반발해 경선 보이콧 혹은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는 이에 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런 규정 하에서 경선에 임해야 되는가"라면서도 "국민과 당원, 대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경선 완주를 시사했다.

    한편 같은 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문재인 후보는 전당대회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 문제가 쟁점화되면 될수록 본인에게 손해로 돌아올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문재인 후보는 이미 꺼져버린 '문재인 대세론'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듯 "일반 여론조사에서 내가 압도적"이라며 "대선 적합도 역시 25%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1위"라고 새삼 강조했다.

    2·8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정치연합 당대표는 2016년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함은 물론 2017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만큼 야권 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오전 10시부터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ARS 전화투표가 시작되며, 일반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는 5~6일 양일간 시행될 예정이다.

    3~4일 양일간 총 5차례 걸려올 권리당원 대상 ARS 전화를 받지 못한 권리당원은 5~6일에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다. 1만5017명으로 확정된 전국 대의원은 오는 8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직접 현장 투표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