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박계 유승민(원내대표)-원유철(정책위의장) 선출
  •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후보가 2일 국회에서 열린 '2015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후보가 2일 국회에서 열린 '2015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3선의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이 당선됐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의 당선으로 당청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유 의원은 2일 의원총회에서 총 158명 의원 중 총 149명이 투표한 가운데 84표를 얻어, 65표를 얻은 이주영 의원을 19표 차이로 누르고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정치권의 예상보다 큰 표 차이로 이 의원을 제친 것이다.

당초 이번 경선은 친박(친 박근혜)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주영 의원과 비박계 지지가 탄탄한 유승민 의원의 양자구도로 형성돼, 친박 대 비박의 대결로 불렸다.

이날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유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이룬 비박계 4선의 원유철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됐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승민-원유철 조합의 당선으로 청와대가 주도한 지금까지의 당청관계는 일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청관계는 물론 당내 권력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경제통인 유 의원이 그동안 민생 중심의 정책 변화를 예고한 바 있어 향후 정책 발표에서 당의 입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온 당의 정책 기조도 어느정도 손질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유승민-이주영 의원은 경선 투표에 앞서 진행된 합동토론회에서 '당청관계' 설정을 중심으로 치열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유승민, 원유철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 추락 등의 위기 상황을 당이 주도해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주영, 홍문종 의원은 긴밀한 소통을 통한 '파열음 없는 당청관계'가 필요하다며 맞섰다. 

결국 유승민 의원의 당선은 여당이 '탈 청와대'를 전면에 내걸어야만 지지율 추락의 위기를 극복하고 내년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위기감이 상당부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유승민 의원과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이주영 의원은 이번이 원내대표를 향한 4번째 도전이었다. 지난 2011년 처음 도전했다가 실패한 후 매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판사 출신의 4선 의원인 이주영 의원은 그동안 정책위의장과 여의도 연구원장, 그리고 박근혜 정부애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해 3월에도 이 의원은 도전 의사를 밝혔으나 이완구 전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내 주어야 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4일 장관 직에서 물러나 당에 복귀해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해왔다.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팽목항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영입하면서 친박계 후보 답게 '당·청간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사실상 비박계가 당권을 접수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20대 총선 직후인 내년 5월까지 앞으로 1년 동안 집권 여당의 국회 운영과 대야 관계를 책임지게 된다.

    유 의원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당청관계와 관련해 "대통령-청와대-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하겠다"며 무엇이 민심인지, 무엇이 더 좋은 대안인지를 고민해 찰떡같은 공조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경선은 당초 5월에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석달 일찍 실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