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과 관련 깊어 친박~비박 모두 '절대 사수'
  • ▲ 지난 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에 대해
    ▲ 지난 1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에 대해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를 놓고 좀처럼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으로 나눠진 여당 내 계파 갈등을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도 쉽사리 출구를 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임명하겠다는 구상을 접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서청원 최고위원 등 당내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지루한 힘겨루기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의도연구원장 문제에 대해 "당의 평화를 깰 생각은 없다"며 당분간 보류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억지로 강행하는 분위기는 부담스럽지만 박세일 카드를 내려놓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군현 사무총장 역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세일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가능성은 살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친박계인 노철래 의원은 "지명을 철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도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박 이사장 문제는 설득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설득하겠다는 것은 (친박을) 찍어 누르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여의도연구원장직이 중요한 이유는 공천을 둘러싼 사전 여론조사를 결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의 방법·시기·질문 내용 등을 여의도연구원에서 정하는 만큼, 공천과 아주 관련이 깊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여의도연구원장 양보는 곧 공천권을 양보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여의도연구원 문제는 뇌관"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친박계를 대표하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중국행에 오르면서 여의도연구원장 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중국에서 열리는 자선행사 참석관계로 인해 19일 현장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22일 예정된 전북 현장최고위의 참석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는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했으니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박종희 전 의원 역시 "시간을 충분히 갖고 해결해도 되는 문제"라며 "여태 일 년 가까이 공석이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복'이 곧 '문제 해결'은 아니다. 여의도연구원장직은 앞으로도 여권 내 갈등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이 문제를 여당이 어떻게 슬기롭게 해쳐갈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