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계파갈등 분당 위기론 질문 집중, "박원순 실용성, 문재인 인간성이 강점"
  • ▲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들은 걱정이 더 커졌고, 절망이 더 깊어졌다"고 혹평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께서 국민들 앞에서 국정 전반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신 점은 참 잘하신 일"이라면서도 "모든 국민들은 대통령께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어제 기자회견을 보면서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시는 줄 알았다"며 "국민들은 오히려 걱정이 더 커졌고, 절망이 더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안보 부문을 강조한 것에 대해, 문희상 위원장은 논어(論語) 안연 편을 인용해 비판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자공이 (병사·식량·백성의 신뢰 중)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는지 묻자, (공자는) 먼저 병사를 버리고 다음으로 식량을 버리라고 했다"며 "공자는 국민의 신뢰가 없는데, 무슨 안보고 경제냐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박근혜 정부에게도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국민의 신뢰"라며 "우리는 진심으로 진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모두발언을 끝맺었다.

    뒤이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신년 구상보다는 주로 당내와 정치권의 현안과 관련한 질문이 많았다. 이는 문희상 위원장이 2·8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물러날 상황이기 때문에, 신년 구상에 대해 묻기가 적절치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당대회로 가는 상황에서 더욱 격심해지고 있는 당내 계파 갈등과 그 와중에 있었던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 그리고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희상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통해 계파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심각한 계파 갈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전당대회가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정했다.

    이어 "(비대위에) 계파 수장들이 모인 것 아니냐고 말이 많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비대위원을 맡은 정세균·박지원·문재인 의원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책임을 위해 선 것이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당대회에 관해서는 "민주정당에서 선거라는 과정으로 용광로처럼 녹여낼 때면 별 말이 다 나오는 법"이라며 "당권~대권 분리론, 대선 후보 책임론, 당명 개정론 등은 부질없는 쟁점이고, 지금은 소멸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해서는 "정동영 의원이 무슨 뜻으로 우리 당이 우경화됐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이 가장 어려워 침몰하는 배라면 뛰어내릴 생각보다 안으로 뛰어들어 '좌클릭하자, 혁신하자'라고 할 수는 없었는지, 안타깝고 참으로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개헌(改憲)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문희상 위원장은 관련 질문을 받고 "경제활성화 때문에 개헌 논의를 하면 안 된다는 것(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언급)은 맞지 않다"며 "87년에 개헌할 때 역대 최고의 경제성장률인 11%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회에 감놔라 배놔라 할 필요가 없다"며 "왜 헌법 논의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주는가"라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반발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쉬어가는 질문'으로 안희정·박원순·문재인·안철수 등 당내의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품평을 요청하는 질문에는 "제일 어려운 질문 같은데……"라고 웃으며 "안희정 지사는 유연성, 박원순 시장은 실용성, 문재인 의원은 휴머니즘"이라고 장점을 꼽아 나갔다.

    나아가 "정세균 의원은 왜 뺐느냐"며 "정세균 의원은 안정성, 안철수 의원은 지성, 이인영 의원은 역동성, 추미애 의원은 기품이 장점"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