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만 8조원, 국제 방산 프로젝트‥'KAI 對 대한항공' 2파전
  • 2020년 후반 전력화 목표로 하는 국산 전투기(KF-X·보라매) 사업이 지난 23일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본격 착수 됐다.

    방위사업청은 23일 오후 청 대회의실에서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개발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항공체계종합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후발주자로 사업참여를 희망한 대한항공 그리고 관련 협력업체까지 모두 17개 기업, 49명이 참석했다.

    백윤형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공군 준장)은 "사업설명회가 매우 심도있게 진행됐다”며 “설명회에 참석한 업체 관계자들에게 방위사업청의 제안요청서(RFP)를 설명하고, 업체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항공산업을 주도해온 KAI의 아성에 대한항공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을 주목케하는 이슈로 떠올랐다.

    설명회에 참석한 군 관계자는 “경쟁 업체 관계자들이 서로 얼굴도 보지 않고 자리 다툼까지 할 정도로 기싸움이 치열했다”며 사업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 국내서 면허생산된 KF-5F(제공호) 1호기가 대한항공 김해공장에서 이륙하고 있다.ⓒ공군
    ▲ 국내서 면허생산된 KF-5F(제공호) 1호기가 대한항공 김해공장에서 이륙하고 있다.ⓒ공군


    대한항공은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자사의 정관을 고쳐 항공기 제조업에 뛰어들며 미 휴즈사와 제휴, 국산 헬기 ‘솔개’를 개발하고 1982년 9월 KF-5F(제공호) 김해공장에서 면허 생산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 당시 대한항공 창업주인 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뚜렷한 자주국방 의지가 반영된 점을 감안해 보면 현 조양호 회장 체재와는 사뭇 다르다.

    대한항공의 KF-X 사업참여는 자신들이 인수하려던 KAI가 8조 원 이상의 사업을 독식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전투기 제작에 필요한 R&D(연구개발) 시설은 물론, 관련 노하우도 전무한 상태다.

    KF-X사업으로 개발하는 차기 전투기는 현재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 전투기 F-4, F-5 기종을 대체하기 위해 F-16 전투기보다 성능이 우수한 미디엄(Medium)급 전투기를 국내기술로 개발할 예정이다. 2023년까지 개발을 완료한 뒤 최종적으로 12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KF-X사업의 예산은 국방연구원이 산정한 체계개발 비용은 8조5,000억 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산정한 양산비용은 쌍발이 9조6,000억 원이다. 여기에 공군이 산정한 한국형 KF-X 120대의 30년 운영유지비로 8조9,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략적으로 이 사업은 수출분을 제외하더라도 국내수요만으로 20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제안서 제출 업체를 대상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 개발 및 국산화 계획, 기술 분야와 개발비용에 대한 평가를 통해 협상대상업체 및 협상우선순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 내년 3월부터 4월까지 협상을 완료하고 전반기 중 체계개발에 착수해 2025년 이후 전력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