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넌 새민련

    민주화 완장을 앞세워 권위의식과 특권의식은 하늘을 찌르는 ‘김현 정치’,
    한국 의회정치 와해(瓦解)는 앞으로 절정으로 치닫게 될지 모른다는 예측이다.

  •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1.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원내대표 우윤근 의원의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 발언은 이랬다.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 대안 없는 비판은 하지 않겠다. 원내대표를 하면서 근거 있는 비판을 하고 반드시 야당의 정책적 대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 그런 점에서 가계소득 중심의 경제 성장을 위한 입법 활동을 활발히 하겠다.” 
  
“최경환노믹스의 경제 활성화 방안과 우리 당의 가계소득 높이기 중심의 경제 정책·법안 중 어느 것이 민생을 위한 것인지를 놓고 승부를 걸겠다. 국민의 소득을 높이고 생활비를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 다음 주부터 국정감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할 수 있도록 여러 굵직한 사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이른바 서민 증세, 부동산 규제 완화, 가계 부채, 국가 재정 문제 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우 원내대표는 당의 화합·소통 문제와 세월호특별법의 완결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계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충분히 얘기가 통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 다만 세월호특별법은 미완의 장으로 남아 있고, 여러 가지 (여당과) 얘기할 게 있다. (특별검사 후보 추천에 유족의 참여를 보장하는 문제 관련) 구체적인 방법은 이번 주말부터 세월호특별법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한 뒤에야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급적 (10월 말까지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저는 계파가 없다. 일방적으로 쏠리지 않게 하겠다. 균형을 잡고 합리적으로 품위 있는 야당이 되도록 하겠다.” 
  
2.
우 원내대표는 “지난 10년간 제게 계파라는 게 없었고 그 이해관계에 얽매인 적도 없었다(정견 발표)”“저는 계파가 없다(당선 직후)”고 했지만 사실은 친노(親盧)다. 2012년 대선 후보 당내 경선 때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맡았다. 
  
기존 비상대책위원회(5명)에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하는 원내대표까지 親盧로 채워졌다. 우 원내대표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인물로 평가돼 왔지만 어쨌건 이번 결과는 親盧일색,‘도로 열린우리당’이다. 
  
비대위는 내년 초에 열릴 전당대회(全黨大會) 준비작업을 이끌게 된다. 요컨대 전대(全大)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黨代表)와 2016년 총선거 공천(公薦)을 親盧가 좌지우지할 것이다. 
  
여기서 20대 차기 국회에 대한 우울한 예측이 나온다.

선명성 앞세운 강경파의 투쟁(鬪爭)정치, 민심과 동떨어진 탈레반식 깽판정치, 자신들 주장만 옳다고 우기며 타협과 대화는 안 하는 독선(獨善)정치, 젊은 시절 권력 맛을 본 탓에 권력 없인 살 수 없는 패권(覇權)정치, 동지들은 감싸면서 그 밖에는 배타적인 폐쇄(閉鎖)정치, 민주화 완장을 앞세워 권위의식과 특권의식은 하늘을 찌르는 ‘김현 정치’, 한국 의회정치 와해(瓦解)는 앞으로 절정으로 치닫게 될지 모른다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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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선직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7일 라디오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을 세월호에 비유했다.

    그는 새민련에 대해 “문제를 봉합하고 갈등을 봉합하는데 지체하고 있다”며 “붕괴 또는 와해의 길로 갈지 사실 촉각이 서는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정상적인 항해를 하기가 힘든, 45도 기울어진 상태” “제 느낌에는 새정치연합은 또 하나의 세월호처럼 될지 모른다는 염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과 원내대표 경쟁자였던 이종걸 의원은 “패권(覇權)은 패배(敗北)를 부르고 독식(獨食)은 분열(分裂)을 부른다”며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했다.

    중도파 김영환 의원은 “당의 친노 패권주의가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낸 결과로 위기(危機)와 분열(分裂)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당을 구하겠다며 모임을 만든 정대철 상임고문 중심의 전·현직 의원들과 비노(비노무현) 중도 성향 의원들 반발도 잇따른다.
      
    4.
    지금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념(理念)과 노선의 갈등이 차기 공천을 둘러싼 이익(利益)의 문제와 충돌할 무렵엔 당의 원심력은 극으로 치달을 것이다. 당이 깨지는 분당(分黨)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지 모른다. 아니 그렇게 돼야 한다. 그것이 한국 의회정치 와해(瓦解)를 막는 요체요, 야권(野圈) 정상화는 물론 새누리·새민련 과두제(寡頭制)를 깨고 답답한 현실을 타개할 첫 번째 ‘돌파(突破)’의 힘이다. 
      
    친노 원내대표 등장은 새민련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을 뜻한다.

    열린우리당의 부활(復活)이건 분당(分黨)이건.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