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진 칼럼]
    박원순 시장의 잘못된 랜드마크 개념

     박원순 시장이 서울 불광천을 찾아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3개 있다. 바로 자연과 역사, 사람"

    얼핏 들었을 때 정말 옳고 멋진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서울 대신 어떤 지역명을 대신 넣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문장이 된다.

    예컨대, 
     "부산의 랜드마크가 3개 있다. 바로 자연과 역사, 사람"
     "뉴욕의 랜드마크가 3개 있다. 바로 자연과 역사, 사람"
    라고 했을 때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박원순 시장의 저 말은 '틀렸음'이 입증된다.
    어느 지역을 집어 넣어도 별다른 차이를 못느낀다면
    그것으로서 이미 "랜드마크"라고 하는 개념의 정의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랜드마크란 특정 지역을 타지역과 차별성있게 만들어주는 상징물을 뜻하는 것인데,
     이 세상 어느 도시에 가든 자연과 사람, 역사가 없는 곳은 없을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박원순 시장의 표현을 빌려서
    진정한 의미의 랜드마크라는 것을 설명해본다면 다음과 같이 재조합할 수 있겠다.

    <"인간"이 지난 "역사"동안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가, 바로 그 결과물>로 말이다. 

    물론 어떤 지역에서는 자연 그 자체가 상징성있는 랜드마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국의 수도로서 기능하는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자연을 랜드마크로 설정한다는 것은
    다소 편협한 관점이 아닐까 싶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서의 서울에는
    보다 문명적이고 선진적인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그것이 서울의 역할이고 기능이자 소명이다. 

    물론 박원순 시장도 그 점을 모를리없다.
    전세계 유명한 도시들을 다녀본 나름 국제적 인물이 아닌가.
    하지만 주어진 여건이 녹록지 않다.
    토목, 개발, 재건과 같은 단어에 대한 염증적 거부감을 보이는 정치문화를 기반으로
    당선된 시장이니...
    박원순 시장이 그나마 내세울만한 게
    자연, 인간, 역사와 같은 모호한 단어뿐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