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직엔 교수, 기자, 법관, 종교인 출신을 피해야

    만만한 사람이나 아는 사람들 중에서 총리를 고르려 하지 말고
    모르는 사람과 버거운 사람 속에서 능력자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잘 난 사람이 많은 큰 나라이다.

趙甲濟   

朴 대통령이 참고로 할 만한 李會昌 전 총리의 충고:
"기능을 못 하는 총리는 무게만 나가는 젖은 옷이 되고,
기능과 역할을 하는 총리는 가볍고 상쾌한 옷이 된다."
  
   李會昌(이회창,79) 전 총리는 지난 7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경륜 있는 元老(원로)의 차원 높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전혀 보이지를 않더라"며
"야당도 '대통령이 사과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정도 얘기밖에 못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야당의 협조를 얻으려면 “대통령이 수시로 야당 대표를 불러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아홉 차례 與野(여야) 영수회담을 했는데, 한두 번 의견 충돌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서로 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여당총재, 대통령 후보, 야당총재 등 폭넓은 경험을 가진 그는 朴槿惠(박근혜) 대통령의 총리직 운용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였다. 

   "총리를 (대통령) 수행원 정도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권한이 별로 없는 총리가 현장에서 물벼락을 맞았다. 국가가 戱畵化(희화화)됐다는 느낌이 든다. 총리는 대통령이 역할과 권한을 주면 국가 운영을 주도하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지만 안 주면 하찮은 자리가 된다. 기능을 못하는 총리는 무게만 나가는 젖은 옷이 되고, 기능과 역할을 하는 총리는 가볍고 상쾌한 옷이 된다. 이번 사고의 총체적 해결은 대통령보다 총리가 해야 한다고 본다."
  
   朴 대통령이 물러나기로 한 鄭烘原(정홍원) 총리의 후임을 뽑을 때 참고로 할 만한 충고이다.

 朴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 ‘만만하고 아는 사람’을 選好(선호)한다고 한다.
한국은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아니다. 핵무장한 敵(적)과 그 동조세력을 상대하면서 5000만 명의 안전과 생계와 복지를 유지해줘야 하는 직무를 가진 이가 대통령이다. 든든한 助力者(조력자)가 있어야 한다. 국무총리가 제1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 헌법은 국무총리의 권한에 대하여 이렇게 규정하였다. 
  
   <제86조 ①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③ 군인은 現役(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총리로 임명될 수 없다.
  
   제87조 ①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대통령이 有故(유고)되었을 때는 국무총리가 權限代行(권한대행)을 맞는다.
 이런 막중한 자리에 ‘만만하고 잘 아는 사람’을 선택해선 안 된다.
큰 일이 나면 萬機親覽型(만기친람형) 대통령은 외롭게 된다.
잘한 일에 칭찬을 獨食(독식)하면 잘못한 일엔 비난을 獨食해야 한다.
  
   다음 국무총리를 선택할 때 기준이 될 만한 조건들을 정리해 보았다. 
  
   1. 교수, 기자, 법관, 종교인 출신을 피해야 한다.
큰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부족하고 論評(논평)엔 능하지만 위기 때 몸을 던지려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국무총리 같은 큰 직책엔 정치, 행정, 기업, 군대의 경험자가 낫다.

   2. “기능을 못하는 총리는 무게만 나가는 젖은 옷이 되고, 기능과 역할을 하는 총리는 가볍고 상쾌한 옷이 된다”는 말대로 헌법상 역할을 할 배짱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독립적 역할을 보장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총리가 스스로 헌법상의 역할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3. 이념적 소신이 강해야 한다.
체제의 死活(사활)을 건 이념-무장 투쟁이 진행되는 나라에서는 眞僞(진위)-善惡(선악)-彼我(피아)구분이 확실하고 전략이 정확해야 한다. 이념이 가장 큰 전략이고 소신이다.
이념적 소신이 강한 이는 언론의 선동과 잘못된 여론을 따라가지 않는다. 

   4. 홍보능력이 중요하다.
 언론의 양적 팽창으로 아무리 좋은 정책도 홍보에 실패하면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국무총리는 대통령 다음 가는 홍보맨이다.
홍보의 핵심은 설득력인데, 이념적 소신과 직무 능력과 청렴성이 설득력의 源泉(원천)이다. 

   5. 지도자는 때로는 鈍感(둔감)할 줄도 알아야 한다.
말도 아닌 공격에 흔들리면 리더십이 약해진다. 맷집이 좋아야 한다.
  
   만만한 사람이나 아는 사람들 중에서 총리를 고르려 하지 말고
모르는 사람과 버거운 사람 속에서 능력자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잘난 사람이 많은 큰 나라이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