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와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결단과 기개를 보여줘야
  • 불의와 압력에 추풍낙엽

     

  • ▲ ▲ 광화문 교보문고에 꽂혀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 ▲ 광화문 교보문고에 꽂혀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공방에서
    교학사를 채택한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는 참극이 벌어졌다.

    부실한 교육부를 비롯해서 반대공작을 펼친 전교조, 
    각개격파 전술로 조직적인 방해공작을 펼친 <역사정의실천연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기 어려운 핑계 꺼리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일선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이나 학교 이사회는
    이번 사태에서 아무런 결기도 보여주지 못했다.

    교과서 채택 공방이 단순히 책 한 권이 아니라,
    그 배후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치열한
    [생각의 전쟁]이 갖는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봤을까?

    처음에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방해공작이 들어온다고 해도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하고 넘어갈 만큼 
    교장이든 이사장이든 그렇게 허약한가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근본 특히 근현대사의 근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사실관계의 정확성과 관점이 차이가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력을
    정말 진지하게 교육적으로 고민해봤을까?

    쉽게 말해서 교장이든 이사장이든,
    자기 책임하에 운영하는 교육현장에 대해서
    전혀 교육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전혀 교육적이지 않은 방법을 동원해서,
    아주 비교육적인 선전과 선동을 해대는데,
    과연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

    정말 자신들이 운영하는 교육현장에 대한 애착과
    잘 못 된 압력에 굴할 수 없다는 그런 용기, 
    차라리 학교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불의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
    지금 우리나라 고등학교 운영자들의 정신적인 체력이 얼마나 허약한 지를 보여줬다.

    정부나 여론이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 매우 우호적인데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이 저렇게 제대로 된 저항이나 반격 한 번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쓰러진 것이 누구 책임이 가장 큰 것일까?

    오히려 교육현장을 불법적으로 쥐고 흔드는 외부세력에 대항해서
    다른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라도 결정을 바꿔
    교학사 교과서로 돌려야 했다는 요구는,
    너무나도 기대할 수 없는 이상향이었을까?

    전교조 혹은 그 보다 더 한 반대세력이 있다고 해도
    교육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교과서가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서 바람직했는가를
    학교 목숨 만큼 중요하게 여겼어야 했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에 전교조가 왜 생겨났는지
    교육자들은 가슴을 여미고 반성해 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