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남해=연합뉴스)  경남 남해지역에서 백제 귀족의 무덤이 확인돼 학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하는 남해군 고현면 남치리 분묘군 발굴조사에서 백제계의 석실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남치리 분묘군은 고려대장경 판각지로 추정되는 남해 고현면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고려시대 분묘군이지만 이번 조사에서 백제계 석실이 확인됨으로써 이 분묘군이 삼국시대부터 조성된 것으로 판명됐다고 역사문화센터는 설명했다.

    역사문화센터는 전체 10여 기의 무덤이 분포한 남치리 분묘군 중에서 현재 4기를 발굴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도굴로 말미암아 석실의 벽석과 개석 일부가 노출된 1호분은 매장주체부가 지하식의 횡구식 석실로 입구는 문주석과 문지방석을 설치하고 판석으로 입구를 폐쇄한 백제계의 석실로 확인됐다.

    부장품으로 백제의 고위 관인(관료)인 나솔(6품) 이상이 착용했던 장식품인 은화관식과 관고리가 출토됐다.

    이런 부장품은 백제 후기인 사비기의 도읍인 부여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12점 만이 출토된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1호분의 피장자가 백제의 고위 관인이었음을 의미한다고 역사문화센터는 설명했다.

    역사문화센터는 백제 무덤이 확인된 남해지역은 한반도의 북방-낙랑-백제-가야-일본열도로 이어지는 고대 연안항로의 중요 지점으로 1호분은 당시 이곳을 선점하기 위한 신라와 백제의 긴장관계와 접경지역에 대한 연구 자료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남해군과 역사문화센터는 오는 9일 남치리 분묘군에서 지금까지의 조사내용을 검토하고 보존 방안을 제시하는 학술자문회의를 연다.

    한편 남해군과 역사문화센터는 인류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 판각지로 지목된 남치리 분묘군에 대한 발굴조사를 지난해 11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분묘군은 2012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된 지표조사, 시굴조사 등에서 고려 중앙관료사회와 직접 교류했다는 근거로 알려진 명문 기와와 원숭이 모양 연적이 발굴되는 등 고려대장경 판각과 관련한 지배층의 분묘군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