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맹활약하는 브로커는 보위원?

    신준식  /뉴포커스

  • 북한 내 '브로커 사칭'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더 놀라운 것은 스스로를 브로커라고 말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보위원이라는 점이다.
     
    2010년 탈북한 이병철 씨는 "브로커 사칭은 북한 정권의 묘책 중 하나"라면서
    "브로커들이 북한 주민의 지속적인 탈북을 돕고 한국으로 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역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의 설명에 의하면 보위원들이 일반인 차림을 하고 탈북자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밖에서 연락왔는데…'라고 떠본다는 식이다.
     
    이어 이 씨는 "보위원들의 질문에 '바꿔달라'고 대답하면 그 즉시 교화소로 보내지게 된다.
    이렇게 교화소로 보내진 주민들이 상당하다"면서, 그런 줄 알면서도 '혹시나 진짜 연락이 온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북한 정권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용해서 보위원들을 브로커로 위장시킨 후
    유도 질문을 통해 주민들을 교화소로 보내고 있다.
     
    2012년 9월 탈북한 김연석 씨는 "북한 정권의 '브로커 사칭'은 일종의 물갈이라고 볼 수 있다.
    탈북자 가족을 색출해서 주민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브로커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최근 탈북자의 수도 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브로커 일을 하는 박지훈 씨는 "요즘에는 탈북을 시켜준다고 해도 상당히 경계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면서, "주민들과 브로커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은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정권의 '브로커 사칭'과 연관되어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나같은 경우에는 '김정은 장군님 위대하시다'가 은어였다. 북한 내에서 별다른 의심을 받는 말도 아니고 탈북자를 돕는 과정에서 김정은을 비꼬는 방법도 될 수 있었다"면서, "김정은 체제가 싫어서 탈북을 감행하는 탈북자들에게 더 이상 '김정은'은 수령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권의 방법이 다행해지면 그만큼 은어까지 만들어가면서 탈북을 시도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방법도 다양해지기 마련이다."고 증언했다.
     
    이렇듯 북한은 현재 브로커와 주민, 정권간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정권이 체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하지않고 무조건 가둬두려고만 한다면
    결국에는 더 많은 탈북자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북한 정권이 해야할 것은 브로커 사칭이 아니라
    브로커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사회를 개선하는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