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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0일 탈북자 신동혁씨의 증언을 청취하는 (왼쪽부터)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특별보고관, 커비 위원장, 소냐 비세르코 세르비아 인권운동가 ⓒ 연합뉴스
    ▲ ▲ 20일 탈북자 신동혁씨의 증언을 청취하는 (왼쪽부터)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특별보고관, 커비 위원장, 소냐 비세르코 세르비아 인권운동가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을 부활시켜서는 안된다. 

    금강산 관광을 허가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줄곧 북한에 대해 요구했던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하라]는 원칙을
    본인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약속과 신의의 정치인이라는
    정치인의 가장 소중한 덕목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일이다.

    [금강산관광] 하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할 지 모르겠다.

    절대 그렇지 않다.
    북한을 들여다보는 국제적인 시선은
    박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을 허가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북한 내부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이제 웬만한 세계사람들은 다 알게됐다.
    인권 단체들만이 아니다.
    일반 사업체들도 북한 인권 실태를 알고 나면 고개를 돌린다.

    북한 김정은이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이탈리아,-스위스-오스트리아 스키장비 업체는
    북한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 ▲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 ⓒ 연합뉴스
    ▲ ▲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 ⓒ 연합뉴스

    미국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2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대표적인 스키장비 업체 <피셔 스포츠>가
    북한과 거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업체 관계자는 RFA에 이렇게 말했다.

    "북한으로부터 스키장비 주문을 받지도,
    물건을 판매하지도
    이전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회사의 프란츠 푀팅거 대표는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 건설사업 저지 운동을 벌이는
    일본의 가토 켄(加藤健) 아시아국제인권 대표의 이메일을 받고
    이렇게 결정했다.

    오스트리아 업체 뿐만이 아니다.  

    스위스 업체는
    북한과 리프트를 포함한 케이블카 시스템 매매 계약까지 맺었지만,
    스위스 당국은 이같은 수출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업체도
    당국의 권고에 따라 북한에 스키장비를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올해 안으로 마식령 스키장 건설사업을 마무리하려던
    김정은의 계획은 전혀 생각하지 않던 장애를 만난 것이다.

    스키장을 건설하려면,
    스키리프트는 필수적인 장비이다.
    북한 김정은에게 스키 리프트 장비를 판매한다고 해서
    북한 인권에 무슨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스키 리프트 가지고
    국제적인 테러를 벌일 것도 아니다.
    스키 리프트를 가지고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돈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 같은
    스위스 업체-이탈리아 업체-오스트리아의 업체들은
    스키 리프트 판매를 거절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북한 김정은 일당의
    세습독재와 인권유린, 주민을 노예상태로 내모는 전체주의와 수용소 운용 등의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상황이다. 



  • ▲ ▲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에서 현장지도 하는 김정은 ⓒ 연합뉴스
    ▲ ▲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에서 현장지도 하는 김정은 ⓒ 연합뉴스

    이런 마당에
    박근혜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을 허가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너무나 어긋난다.

    스키 리프트 판매회사나 이탈리아-스위스 정부가
    파렴치한 인권유린정부와 협력하지 않겠다는 마당에
    김정은 정권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달러가 고스란히 들어가는 금강산 관광을 허락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 소식이 전세계로 퍼지는 순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제적인 이미지는 진흙탕에 처박힐 것이다.

    지금 북한 인권에 대해서
    대한민국 정치계는 물론이고
    언론과 일반 시민이 보여주는 무관심과 냉정함은 관계자들을 정말 질리게 한다.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였어? 라는 소리가,
    세계10위 교역국가의 실체가 도대체 무엇이야?
    라는 빈정거림이 귀에 맴도는 것 같다.

    외국에서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키는 마당에
    정작 대한민국에서는 인권법이 통과되지 못하는
    이 한심한 사태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될 수 없다.

    북한 인권에 매정한 한국인의 철면피는
    며칠전에도 지나가는 가십처럼 가슴을 아프게했다.

    김정은 세습 조직범죄집단의 인권 유린을 조사하기 위해
    마이클 커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일행이
    며칠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커비 위원장은
    서울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20일부터 24일까지 공개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를 비롯해
    납북자 가족-국군포로-대북 전문가 등 40여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23일 <조선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국언론이 북한 인권에 이토록 무관심할 줄 몰랐다. 실망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릴리안 리 간사도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인들이 북한 인권에 무관심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부끄럽고 속상하다."


    <조선일보> 기사를 조금 더 인용하면 이렇다.


    이날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청문회장에는 내외신 기자들이 간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전 11시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오대양호 선원 전욱표(68)씨의 탈북에 대한 증언이 끝나자
    내신 기자들은 썰물처럼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

    반면,
    미국-영국-호주-프랑스 등 외신 기자들은
    최 대표의 증언이 끝난 뒤에도 오후까지 남아
    귀환 납북어부 이재근씨와
    KAL기 납북자 가족-국군포로-전시 납북자 가족 등의 증언을 취재했다.

    당초 COI는
    공개 청문회에 기자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취재 기자의 수를 제한하려고 했으나
    기우(杞憂)였던 셈이다.

    COI 실무진과 동시 통역사들은
    북한의 참혹한 인권유린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훔쳤다.
    이탈리아 국적의 COI 조사관인 리비아는
    청문회 기간에 수시로 눈물을 펑펑 쏟아 동료가 가까스로 달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을 부활시키는 뉴스가 퍼지는 순간,
    적어도 COI의 마이클 커비 위원장과 관계자들,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정부과 스키 리프트 업체
    그리고 가토 켄(加藤健) 아시아국제인권 대표는 아마 이런 생각을 할 지 모른다.

    "한국 정치인들이
    북한인권에 눈을 감았다고는 들었지만,
    박근혜 대통령 마저 저 정도 수준인줄 진짜 몰랐다.
    실망이다. "


    청와대이건 통일부이건 혹은 국정원이건,
    김정은 일당의 주머니에 현금 달러를 뭉치로 꼬박꼬박 갖다 바치는 일을
    다시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머리를 굴릴 생각이라면,
    스스로 부끄러운줄 알아야 할 일이다. 

    무슨 거물 정치인 입네 하고 겉만 번지르르 한 채
    양심과 상식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사람들이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할 때 마음이 흔들린다면
    과연 자신이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돌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