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신임 대법관 후보자로 김소영 대전고법 부장판사 제청여성 대법관 후보자 중 기수 가장 낮아..사시 수석 합격, 여성 법관들의 '롤모델'검찰 몫 대법관 사라져, 불만 섞인 반응도
  • ▲ 김소영 대법관 후보자.ⓒ 연합뉴스
    ▲ 김소영 대법관 후보자.ⓒ 연합뉴스

    사법사상 역대 네 번째 여성 대법관 임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면 검찰 몫으로 여겨졌던 안대희(57. 연수원 7기)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현직 법관이 제청된 것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불만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10일 안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소영(46, 연수원 19기) 대전고법 부장판사 임명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10일 퇴임한 안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이 국회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면서 새 대법관 후보자 인선작업을 진행해 왔다.

    김 부장판사가 국회에서 임명동의를 받게 되면 역대 네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지금까지 여성 대법관은 김영란(56, 11기), 전수안(60, 8기) 전 대법관과 현직인 박보영(51, 16기) 대법관 등 모두 세 명이 나왔다.

    양 대법원장의 김 부장판사 제청에 대해 법조계는 파격적 인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기수 파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양 대법원장이 지금까지 거론된 여성 대법관 후보자 중에서도 기수가 가장 낮은 김 부장판사를 선택한 것은 예상을 한참 넘어선 충격적 인사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기존 조직이 동요하지 않는 합리적 수준의 인사를 강조해 온 양 대법원장이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등을 요구하는 법조 안팎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종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도 이런 반응을 의식한 듯 기존 조직의 동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평생법관제는 일반 법관이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

    “기수가 낮은 분이 대법관이 된다고 해서 기수가 높은 법관들이 사직서를 내는 문화는 많이 바뀌었다”
     - 윤성식 대법원 공보관

    김 부장판사 제청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배경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전 검증’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병화 후보자의 낙마 원인이 인사검증에 있었다고 보고 철저히 검증을 했다”

    “앞으로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대법관 임명제청이나 헌법재판관 지명은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증을 거칠 것”

    안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 부장판사가 제청되면서 검찰 출신 대법관이 사라지게 된 것 역시 파격이다.

    대법관 중 한 자리를 검찰 몫으로 배정해 온 관행이 깨진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검찰이 받는 충격은 더욱 커 보인다.

    김 부장판사 제청에 대해 현재까지 검찰은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사와 법관의 역할이 다른 만큼 수사와 기소절차에 밝은 검찰 출신 대법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양 대법원장이 김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대법관 공석사태가 단시일 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야 의원들이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국정감사를 통해 상대진영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에 집중하고 있어, 대법관 임명동의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된 김 부장판사는 1965년 경남 창원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1990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여성 법관 최초로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지원장, 법원행정처 총괄심의관 등을 지내면서 후배 여성 법관들의 대표적인 '롤모델'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지난해에는 엄격한 양형기준안을 마련해 부패방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현직판사로는 처음으로 근정포장을 받았다.

    서울고법 판사, 대전지법 공주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양형위원회 수석 전문위원 등을 거쳐 대전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