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기해 강동대교~잠실대교 구간 조류주의보 발령잠실수중보 하류 구간도 주의보 발령기준 도달박 시장 아무 언급 없어...주의보 발령된 2시 '복지기준 원탁회의' 참석
  • ▲ 괴기스런 한강의 초록빛. 4년 만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9일 서울 광진구 일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 한강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 괴기스런 한강의 초록빛. 4년 만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9일 서울 광진구 일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 한강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한강을 집어삼키고 있는 남조류에 서울시가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1일과 8일 있었던 두 차례의 취수원 검사결과 2회 연속으로 조류주의보 발령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잠실수중보 하류에서도 클로로필-a와 남조류세포수가 급증하면서 서울시 한강구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잠실수중보 상류 5개 취수원(강북, 암사, 구의, 뚝도, 풍납)에 대한 8일 검사 결과,  지난주에 이어 클로로필-a와 남조류세포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9일 오후 2시를 기해 강동대교~잠실대교 구간에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시에 따르면 클로로필 농도는 지난 주 12.8~27.4㎎/㎥→14.3~34.2㎎/㎥로, 남조류세포수는 지난 주 240~820cells/mL→1180~4470cells/mL로 각각 크게 증가했다.

    조류주의보 및 경보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세포수가 2회 연속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발령된다.

    주의보 발령기준은 클로로필-a(㎎/㎥) 15 이상, 남조류세포수(cells/mL) 500 이상이며, 경보는 클로로필-a  25이상, 남조류세포수 5천 이상이다. 클로로필-a가 100 이상, 남조류세포수가 1백만 이상인 경우는 ‘조류대발생’ 경보가 발령된다.

    이번에 검출된 남조류의 우점종은 1일 검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아나베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독성조류 발생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는 10일께 나올 예정이다.

    시는 1일 5개 취수원에서 채수한 원수‧정수 모두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류주의보 발령에 따라 시는 피부가 예민한 경우 수상 레크리에이션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날 경우에도 차게 해서 마시거나 끓여 마신다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만에 하나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더라도 인체에는 무해하다. 적절한 정수처리로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
     - 서울시 관계자

    그러나 조류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시 관계자들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에 대한 검사결과를 보면 남조류의 한강 하류 확산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구간에서의 클로로필 농도는 지난 주 24.2~43.5㎎/㎥에서 40.2~72.2㎎/㎥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주 검사에서 아예 검출되지 않았던 남조류세포수는 975~2730cells/mL를 기록하면서 일주일만에 조류주의보 기준치에 접근했다.

    시는 15일 2차 검사를 실시해 조류발생 상황을 판단할 계획이다.

    조류의 급속한 남하에 따라 시도 비상체제를 한 단계 격상했다. 시는 9일 조류주의보 발령과 함께 행정 2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류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시는 아직까지 수돗물 냄새로 인한 민원은 없다면서 흙냄새 물질인 지오스민 농도를 환경기준치인 20ppt 이내로 관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 6개 정수센터의 지오스민 농도는 0~18.5ppt로 기준치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6회로, 발령일수는 평균 17일 정도였다. 이번 조류주의보 발령은 2008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시는 남조류가 잠실수중보 하류로 빠르게 남하하면서 한강 전 구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던 2000년 및 2006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년만의 조류주의보 발령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대형마트에서 생수판매가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한강 상류를 넘어 하류까지 조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시정을 책임진 박원순 시장이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 시장은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이날 오후 2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서울시민 복지기준’ 마련을 위한 1천인 원탁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