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여성위 부들부들··· ‘그년’ 이종걸 민주당 최고위원 사퇴 요구
  • ▲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이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트위터에 '그년'이라고 표현한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에 대해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이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트위터에 '그년'이라고 표현한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에 대해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명도 참 구차하네. 님 좀 찌질한 듯.

    누리꾼들과 새누리당 여성위원회가 격노했다.

    막말 종결자로 등극한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 때문이다.

    앞서 이종걸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그년’이라고 표현했다가 ‘그녀는’의 오타라고 주장했다.


    그년’종걸 사퇴하라” 쏟아지는 비난

    이에 김옥이 여성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여성을 비하한 이종걸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한다.”

    “‘그년’과 ‘그녀는’이 같은 말인가. 같은 단어가 아닐 뿐더러 뜻도 전혀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그년’과 ‘그녀는’을 두고 같은 말이라고 하는가.”

  • ▲ '그년' 논란 이종걸 의원 ⓒ연합뉴스
    ▲ '그년' 논란 이종걸 의원 ⓒ연합뉴스

    이들은 “엄연히 다른 두 단어를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면 이종걸 의원은 한글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쓴 것이라면 이종걸 의원은 여성에 대한 개념부터 챙겨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년’ 이라는 단어는 여성에 대한 천박한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인식의 증거이며, 말은 그 사람 인격의 척도이다. 이종걸 의원은 여성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그 정도밖에 안됨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전 여성당원의 이름으로 박근혜 후보와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들에게 이 최고위원의 진정어린 사과와 최고위원직 사퇴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이종걸 최고위원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이 낸 보도자료 내용이다.

    “이종걸 의원은 박근혜 후보를 ‘그년’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과 정치권에 사과하고 자숙해야 한다.”

    “이종걸 의원의 이번 언행은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치인의 품격을 훼손시킨 저속한 행위다.”

    “파급력이 커지고 있는 SNS 공간의 건전화에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인이 오히려 물을 흐렸다. 네티즌에게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고 솔직하게 사과한 뒤 당분간 SNS 활동도 자제하라.”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제가 어딘지 모르게 (글자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었지만 그거를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혀 파장이 지속될 여지를 남겼다.

    이후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그년이라고 했던) ‘표현이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너무 무르다’는 말씀을 해준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또 한번 분노했다.

    “그 집구석에서는 예사로 그년 저년 하는 듯.” - 트위터 아이디 kh00****

    “이종걸한테 묻는다 ‘종걸아 너희 집에 그년들은 잘있냐?’ 여기서 그년은 그녀는임을 알려준다 미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트위터 아이디 jcs****

    “이종걸 의원, 그대는 여성이 아닌 ‘그년’에게서 태어난 아들인가요?” - 트위터 아이디 jhyha****

    “이종걸 너 같은 놈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놈이다. 스스로 인정하고 물러나길 바란다. 너는 네 마누라 보고도 ‘그년’이라고 하냐. 즉각 사과를 해도 비난 받을 판에...” - 트위터 아이디 kims****

    “이종걸, 아무리 박근혜가 맘에 안 들어도 그년이 뭡니까? 능력도 없고 경륜도 없고 언변도 없고. 4선 의원이라는 것 빼고 뭐가 있는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람이 유치한 저질 발언이나 늘어놓고 있으니. 님 좀 찌질한 듯.” - 트위터 아이디 parkde****

    “이종걸 ‘그년’ 막말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이 아무른 대처도 없는걸 보면 평상시 여성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낸 것.” - 트위터 아이디 kcseo****

     

    ■ 여성단체들, 제대로 뿔났다 ‘사퇴 압박’

    9일에는 여성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여성을 비하하면서 욕설을 던진 이종걸 의원의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종걸 최고위원의 욕설은 4선 의원에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상대당 대선후보에게 한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했다. 대선후보의 검증은 후보들이 살아온 삶과 제시하는 국가비전,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 여성을 낮추어 욕하는 말로 될 일이 아니다.”

    특히 발언 이후, 해명과정에서 ‘추가사과는 없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데 대해 “당장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한국여성언론인연합도 성명을 발표, “이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런 일이 거듭 발생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국회 안팎에서도 이종걸 의원은 곤혹을 치렀다.

    박근혜 전 위원장 지지자 수십여 명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내 이종걸 의원실을 항의 방문하자 출입문을 굳게 닫은 채 면담요구를 거절했다. 새누리당 여성의원과 중앙여성위원회 회원, 당직자 등 200여명은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종걸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 ▲ 새누리당 여성의원들과 당직자들이 9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대권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트위터에서 `그년'이라고 표현한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당직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여성의원들과 당직자들이 9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대권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트위터에서 `그년'이라고 표현한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당직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전 위원장의 팬카페인 '박사모' 여성위원회는 서울지방여성연합과 서울 아름다운 여성단체 간사회와 함께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종걸 의원은 어머니에게도 '그년'이라 하고 딸들에게도 '그년'이라고 말하느냐. 이 의원은 낯 두꺼운 변명으로 사죄할 기회조차 잃었으니 민주당이 공당 이름으로 사과하라.”

    민주통합당의 한 여성 의원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싶지만 해명하는 과정을 보니 사리분별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년’종걸, 사과에는 진성성이 없었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이종걸 의원은 9일 트위터를 통해 “본의가 아닌 표현이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저의 본의가 아닌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거듭 유감을 표합니다. 앞으로 신중한 언행으로 활동하겠습니다. 내내 따뜻함으로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과연 그의 ‘떠밀린 사과에 진심 담겼을까?

    불과 몇시간 전 까지만 해도 전혀 사과할 기색은 보이지 않았었다.

    이종걸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그년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그년이란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나의 제 내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사과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뉘앙스였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여론악화에 부담을 느낀 당 지도부의 압박과 당 안팎의 비난 여론에 떠밀려 사과를 했으나 진심이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는게 중론.

    지난 닷새 간 '그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기 위해 총 네차례나 말을 바꾸며 '내심이었다'고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 발언

    5일 트위터 : “박근혜 의원… 그년 서슬이 퍼레서”

    5일 논란 일자 :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

    7일 파문 확산 :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

    8일 라디오 출연 : “ ‘그년’ 표현, 하나의 제 내심”

    8일 당 최고위 : “더 세게 하지 라는 말씀도 들었다”

    9일 트위터 사과 : “본의 아닌 표현으로 유감”


    5일 문제의 발언 이후 비난이 빗발치자 이 최고위원은 먼저 ‘그년’이란 말이 ‘그녀는’의 ‘줄임말’이며 ‘같은 말’이라고 했다. 7일에는 ‘줄임말’ 대신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오타’라고 말하며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이라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8일 입장을 세 번째로 바꿔 ‘그년’표현에 내심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사실 제가 어딘지 모르게 실수를 했지만, 그것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었던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왠지 그때는 그년이란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나의 실수가 하나의 제 내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또 같은날 오전 민주당 회의에서도 사과할 뜻이 분명히 없음을 밝혔다.

    “(논란의) 과정에서 ‘그 표현은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너무 무르다'라는 말씀을 해준 분도 많았다. 오늘을 계기로 다음번부터 박근혜 후보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하루하루 말씀드리고 전할까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병을 키운 셈이다.

    결국 이종걸 의원은 9일 여성단체의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한 발 물러서고 유감을 표했다. 

    이종걸 의원은 ‘그년 종걸’, ‘여성비하 의원’, ‘막말 종결자’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