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알아주지 않는 MB에 대한 분노와 문화권력 장악한 좌파 시류에 영합하는 감각
  • 이상돈 교수의 천부적 센스 
     
      그가 즐길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金成昱   
     
     박근혜 비대위원 이상돈 중앙대 교수 자질 논란에서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그의 천부적 ‘정치 감각(?)’이었다.
     
     노무현 정권 당시 反좌파 노선의 전면에 섰었던 李교수는 MB정권 출범 이후 受惠(수혜)집단에 밀려난 인물이다. 그의 지나간 4년은 보수매체인 미래한국신문 편집위원으로 함께 뛰었던 유우익, 이달곤 교수 등이 장관에 등용된 것과 크게 다르다. 盧정권 말기 이회창 총재를 밀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李교수의 이회창 지지는 우파적 이념의 선택 정도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자유선진당에서 금배지도, 공천권도 얻지 못한 뒤 李교수는 이회창과도 선을 그었다.
     
     이후 李교수는 “4대강 사업 반대”를 필두로 反MB 투쟁의 전면에 서왔다. 이 역시 환경법을 전공한 사람의 이론적 반대로 여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를 아는 이들로선 꺼림칙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2008년 촛불난동 이후 좌파와 反MB 연합전선을 펼쳐왔고 좌파는 그를 합리적 보수로 치켜세워왔다.
     
     심지어 李교수는 촛불난동과 천안함폭침 당시도 좌파의 거짓·선동에 힘을 실어왔다. 2008년 여름 “(촛불시위의) 확실한 ‘배후’가 있는 것 같지 않다”, “보수는 이제 마지막으로 패배하고 있다”는 식의 조롱은 그렇다 쳐도 천안함폭침 이후 발언은 線(선)을 넘어섰다. 그가 쓴 칼럼은 애매한 물타기가 많지만 일관된 흐름은 정부와 국군에 대한 과격한 비난과 달리 북한에 대한 비난은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심각한 일”이라는 방관적 논평만 보인다.
     
     李교수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내가 천암함이 북한에 의한 격침임이 아니라고 했다고 주장했으나 그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임을 밝힌다”고 적어 놓았다. “천안함 사건 초기는 누수나 금속피로 같은 이야기가 많았고, mbc 뉴스도 그럴 가능성을 비친 보도를 했다, 그래서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으나, 그것이 경솔했다는 해명을 곧 했고, 어뢰로 밝혀졌다면 북한의 소행으로 봐야 한다는 글을 4월16일에 블로그에 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4월16일 블로그에 올렸다는 해명 글 역시 “그 원인이 어뢰라고 하면 북한에 혐의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침몰되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 후 어뢰에 의해 침몰한 3번째 함정이 될 것이다. 그 만큼 드문 일이고, 또 심각한 사태인 것이다”라며 마지못해 인정하는 뉘앙스다. 물론 이 글도 북한은 물론 북한을 감싸는 종북세력의 거짓·선동에 대한 비판은 없다.
     
     李교수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인정했다는 증거로 올린 6월23일 시사저널 역시 “어떻게 그렇게 함정이 순간적으로 두 쪽이 나는가 말이다. 선박이 침수되면 결국은 두 쪽이 나서 침몰하는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이를 설명하고자 피로 파괴니, 전단 분리니 하는 이론이 등장했다.(···)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개입설’을 비웃듯이 백령도를 방문했다”며 이전의 톤을 바꾸지 않았다.
     
     이어 “어뢰에 맞고도 한 달이 지나서야 어뢰에 맞은 것을 비로소 깨닫는 해군이라면 더 이상 이런저런 말을 할 것도 없다(···)이렇게 말을 바꾼 이유가 군이 사실을 덮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정부가 말을 이리저리 바꾸고, 또 이런 불행한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해서 자기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당하는 판국인데, 어떻게 국제 사회로부터 사실을 인증 받는다는 말인가”라며 비판의 화살을 정부와 국군에 집중시켰다.
     
     이뿐 아니다. 李교수는 사건 초기부터 ▲“어제 MBC 뉴스는 천안함 침몰 수수께끼를 풀어주었다고 생각된다.(···)MBC가 밝혀낸 사실은 ‘건전한 상식’에 부합한다.(··)MBC 보도에 의하면, 누군가 진실을 호도(糊塗)한 것이 분명하다(2010년 4월4일 칼럼)”며 언론의 반역적 선동을 감싸왔다.
     
     ▲“MBC가 정부의 상황일지를 입수해서 공개하자 나는 이 정부가 ‘진실’을 숨기려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2010년 4월6일 칼럼)”, ▲“드러난 사실을 근거로 여러 갈래로 추론하는 언론을 비난할 수는 없다(4월8일 서울경제 칼럼)”는 등 그의 소위 의혹제기는 집요했다.
     
     그는 정부 발표 후에도 ▲“정부가 그간 여러 오락가락한 사정과 그 수많은 말들에 대해 왜 그랬나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여야만 (··) 각종 추론과 루머를 잠재울 수 있을 것(2010년 5월29일 ‘열린세상 오늘’ 인터뷰)”이라는 등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李교수의 지적처럼 이명박 정권은 불변의 가치를 지키려 애쓰는 ‘보수정권’이 아니다. 비판받고 지적받을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대통령의 아집·독선·무능은 이를 증폭해왔다.
     
     그러나 李교수의 태도는 MB나 한나라당보다 나은 점이 있는가? 그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북한의 도발이나 從北세력의 불법난동 등 지난 4년 계속된 남북한 좌익의 깽판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해왔다. 정부와 국군을 난도질하며 反국가·反헌법, 거짓·조작을 일삼는 자칭 진보·좌파를 짐짓 지지해줬다. 주민들이 산적 떼에 유린당하는데 못난 원님과 포졸만 탓하는 격이다.
     
     李교수의 행적은 불변의 가치, 진실·정의·원칙을 위한 논쟁과 거리가 멀다. ‘4대강 사업 반대’ 같은 정부 비판도 그런 점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 그리고 문화권력(culture power)을 장악한 좌파적 시류를 알아보는 센스가 엿보인다. 그런 면에서 李교수는 엉망진창인 이 세상에 딱 맞는 정치감각의 소유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세가 끝나고 북한이 열리면 진실·정의·원칙을 조롱하는 자들이 서 있을 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그가 즐길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