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최일주 박사 연구팀은 젊은 위암 환자를 둔 가족이 그렇지 않은 가족보다 헬리코박터균에 더 많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국립암센터에서 위암으로 진단받은 40세 미만의 위암 환자 185명과 이들의 젊은 형제·자매 130명, 위암 가족력이 없는 일반인 287명을 대상으로 위내시경을 통해 조직학적 소견을 비교했다.

    이 결과 젊은 위암 환자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80.5%로 일반인의 53.0%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등 조직학적 변화도 젊은 위암 환자에서 더 증가해 있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특히 젊은 위암 환자의 형제·자매이면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비율도 63.8%로 일반인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장상피화생 역시 일반인보다 증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상피화생은 정상적인 위점막 세포가 염증 때문에 대장이나 소장의 상피세포와 비슷하게 변한 것을 말한다. 이 질환은 위의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의 위축성위염과 함께 위암으로 진전되기 이전인 전암(前癌) 단계로 분류된다.

    최일주 위암연구과장은 "젊은 위암 환자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에서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과 위염의 빈도가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면서 "젊은 위암 환자와 형제·자매의 관계라면 위암 예방을 위해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994년 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균으로 공식 발표했지만, 항생제로 이 균을 모두 없애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대표적인 게 감염된 모든 사람을 치료할 경우 항생제 내성만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소화기·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