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일부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듯
  • 서울 도심 일부 주요 교차로의 신호등이 기존 4색등에서 3색등으로 바뀐 지 27일로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새 신호등이 설치된 도심 교차로에서의 교통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라는 반응과 함께 신호등 체계를 바꾼 이유에 대해 의문을 보이고 있다.
    26일 오후 3색 신호등이 설치된 세종로와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한국프레스센터 주변 등 도심 주요 교차로 11곳을 관찰한 결과 이곳을 통행한 대부분 차량은 3색 신호 체계를 잘 따랐다.
    경찰청에 따르면 새 신호등이 설치된 지난 20일부터 현재까지 해당 교차로에서 교통사고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새 신호등은 왼쪽부터 '빨간색-노란색-녹색 좌회전-녹색 직진' 순서로 배치된 기존 신호등과 달리 '빨간색-노란색-녹색'의 3색등이 직진 차로뿐만 아니라 좌회전 차로와 우회전 차로에 각각 설치됐다.
    이날 오후 2시간 가량 지켜본 세종로 사거리에서는 교통 경찰관이 신호체계 변경 1∼2일째 운전자에게 '적색 화살표 시 좌회전금지'라고 설명해 주던 풍경은 눈에 띄지 않았고 대다수 운전자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주춤하는 차량도 거의 목격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한 경찰관은 "오늘 신호등을 이해하지 못해 질문하신 운전자는 한 분도 없었다"며 "시행 초기에는 앞뒤 차량 눈치보다 움직이는 운전자들로 사고 위험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분들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퀵서비스업자 안모(41)씨는 "3색등 시행 첫째와 둘째 날은 좀 불편했지만 익숙해지고 나니 별문제는 없는 것 같다. 오토바이 배달업자 사이에서도 크게 불만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헷갈려 하면서도 바뀐 신호등 체계를 지킨다는 것은 3색등 적응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아니겠느냐"며 "일주일간 3색 신호등 운영을 통해 어떤 성과가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숭례문 교차로에서도 시행 첫날 운전자들이 바뀐 신호등 체계에 질문하거나 머뭇거리는 운전자를 이날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변경된 신호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운전자가 일부 보였고 기존의 동그라미 대신 표시된 화살표 신호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용달차 택배직원인 황모(49)씨는 "빨간색 동그라미를 화살표로 변경하니 좀 어색하고 헷갈린다. 왜 화살표로 바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화살표에는 '가라'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택시기사 채모(46)씨는 "4색등을 유지하든 3색등으로 변경하든 간에 서울시 교통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을 텐데 경찰이 뭔가 보여주기식으로 그렇게 시도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