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전단 살포에 참여하는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추모 사무총장의 모친 한모(75.여)씨의 사망이 사실상 타살로 결론남에 따라 이번 사건이 누구에 의한 소행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1일 오전 시신을 부검한 결과 한씨가 머리를 둔기로 맞아 숨진 것으로 보고 사실상 타살로 잠정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있고 가게 내부를 뒤진 흔적이 있는 점으로 미뤄 강도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다른 원인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버이연합 등 보수진영 단체들은 테러 쪽에 더욱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로 미뤄볼 때 북한이 개입했을 수도 있다고 보지만 개연성은 작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1997년 간첩을 남파해 국내에 정착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사망)의 조카인 이한영씨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바 있다.

    북한은 2009년에도 황장엽 전 비서를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2인조 간첩단을 남한에 파견한 사실이 국가정보원과 검찰 수사로 드러나기도 했다.

    강연이나 방송을 통해 북한 '김정일 체제'를 신랄히 비판한 황 전 비서는 북한 정권에는 사실상 제거대상 1호 탈북인사로 꼽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버이연합이 그동안 대북비난에 앞장서 왔고 대북전단 살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는 점에서 '눈엣가시'로 여긴 북한이 이 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테러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피살자가 보수단체의 핵심간부가 아니라 그의 가족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가 많다.

    철저한 교육과정을 통과한 공작원을 파견하는 북한의 테러 특성으로 볼 때 암살을 위한 간첩단이 파견됐다면 보수단체의 당사자를 직접 겨냥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건이 이념적 성향이 다른 국내 단체나 종교단체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어버이연합이 대북전단 살포뿐 아니라 각종 국내 현안에도 보수적인 목소리를 높여온 터라 이 단체와 대립되는 쪽에서 이번 사건에 개입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 단체는 한 대형교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호주머니가 뒤집힌 상태였고 가게 장롱문이 열려 있었을 뿐 아니라 돈을 보관하는 종이상자에 지폐가 한장도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강도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