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창 전 강북서장 “노후 보장된 사람...이해 안 돼”“아랫사람만 단속하는 경찰 감찰기능 확 뜯어고쳐야”
  •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직속상사로 모셔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잘 안다. 강 전 청장은 다른 분과 달리 사법고시를 합격해서 퇴직하고 나서 변호사 개업이라든지 노후가 확실하게 보장된 분인데, 왜 이런 일에 말려들게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연합뉴스
    ▲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연합뉴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함바집 비리’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강 전 청장이 현직일 때 해직당한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이 경찰 비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채 전 서장은 지난해 6월 28일 당시 조현오 서울경찰청장(현 경찰청장)의 지나친 성과주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그해 7월 22일 파면됐다.

    채 전 서장은 15일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 “경찰은 사법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공무원에 대해서 더 청렴하고 더 바르게 해야 될 위치에 있는데, 이런 비리에 연루되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좀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 전 청장이 현직에서 경찰서장 워크숍을 할 때 한 말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욕 먹는 경찰이 되지 말라’였고 이 이야기를 한 20여 차례 하는 것을 들었다”며 “그렇게 말한 분이 반대 입장이 된 모습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거듭 밝혔다.

    채 전 서장은 “내가 (현직에) 있을 때도 보니까 이래저래 해서 누구를 소개해 달라, 인사를 시켜 달라, 이런 일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라며 “현실적으로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할 때 그냥 가서 부탁하면 잡상인 취급을 당하기 때문에 꼭 누군가를 소개받고 가는 게 사실 어떻게 보면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소개를 받으면서 그 대가로 향응을 받거나 금품을 받는 관례가 없어져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들이 개입됐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채 전 서장은 “(함바집 비리 수사가) 다른 조직도 연계가 됐는데 이번 사건만 유독 집중해서 부각되는 것이 경찰에 대한 검찰의 경계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잘못은 잘못이고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채 서장은 “경찰 내 비리를 예방, 단속하기 위해서 감찰기능이 있는데 감찰기능의 많은 부분이 지휘권 확립에 쏠려있기 때문에 감찰지휘권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감찰기능을 행사를 못한다”고 경찰 내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래 사람들도 잘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윗사람들이 더 큰 잘못과 더 큰 비리에 연루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감찰기능이 지휘권으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며 “조직 전체의 비리를 예방, 단속하는 중립 위치로 변화되고 개선되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 전 소장은 “감찰을 했던 사람들이 승진 등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그러다보니까 자기들 감찰 시켜준 상사에 대해서는 전혀 감찰기능을 제대로 행사를 못한다”며 “경찰청 감찰은 지방경찰청 소속원을, 지방경찰청 감찰은 아래 경찰서를, 경찰서 감찰은 주로 파출소로 가는 하향식으로만 되어있어 상향식 내지는 수평기능에 대해서는 감찰기능이 상당히 약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채 전 시장은 “(자신에 대한) 파면 징계처분이 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월 말 경에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법적으로 다퉈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