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조류독감에 신종플루까지...방역당국은 이미 한계 상태... 추가 확산 우려
  •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강원도에서는 신종 플루로 40대 남성이 사망한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전국이 질병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구내 최대 한우산지인 경북 경주를 포함해 경북 영천, 강원 횡성, 경기 남양주에서도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현재 구제역 발생 지역은 경북, 경기, 강원, 인천, 충북 등 5개 시도의 32개 시·군 72곳으로 늘어난 상태.

    이런 가운데 지난 2008년 이후 2년여만에 다시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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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각하다, 심각해" 지난달 29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구제역 방역 관계기관 종합대책회의에 입장하며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쏟고 있는 방역당국의 힘이 한계에 다다른 점을 고려할 때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실제로 만경강, 천수만, 해남, 사천 등 국내 5개 지역의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 야생조류의 분비물 등을 통해 상당수 지역의 국내 가금류 농장으로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이미 야생조류에서 5건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상황인 만큼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태"라면서 "이에 따라 개별농가 단위의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닭은 감염뒤 늦어도 2∼3일내 증상이 나타나는데다 치사율이 높아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지만 오리는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천안 종오리 농장의 오리 1만여마리를 살처분하고 이 농장과 관련 있는 주변 농장 3곳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익산 종계장의 닭 1만7천마리는 물론 이 농장에서 닭을 반입한 인근 농장의 닭 9만2천마리도 모두 살처분했다.

    더 큰 문제는 조류인플루엔자는 구제역과는 달리 사람에게도 감염이 된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인명피해 보고는 없지만, 전세계적으로 447명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이 가운데 263명이 사망했다.

    일단 감염되면 패혈증으로 전이돼 치사율이 50%를 훌쩍 넘기 때문에 고도의 주의가 필요하지만 고농도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한 사람에게 전파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신종 플루로 확진 받은 환자 조모(남·경기도 가평)씨가 숨졌다.

    감기 증상으로 지난 25일 감기 증상으로 가평 모 병원을 찾은 조씨는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27일 춘천성심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폐렴 증세로까지 악화돼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한편 지난달 의사 1명당 인플루엔자 발생율은 1000명당 23명 정도로 유행판단 기준(2.9명)을 훨씬 넘어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