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MRI 유도하 고강도집속초음파 치료(MR-HIFU)’ 시술법이 전통적인 개복수술 혹은 복강경수술법 외에 또 다른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급증하는 자궁근종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임현철·김영선 교수팀은 약 1년간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필립스와 함께 유럽 및 아시아에서 임상시험 33건을 거쳐 이달부터 MR-HIFU의 본격적인 시술 치료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HIFU 치료는 햇볕을 돋보기로 모아 불을 지피는 것과 유사한 원리를 이용, 강도가 높은 초음파를 작은 한 점에 집중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자궁근종은 우리나라 성인 여성에서 아주 흔한 양성종양으로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크기가 큰 경우 심한 생리통, 생리과다, 종괴에 의한 압박효과(빈뇨, 소화불량, 복부종괴감 등)와 빈혈, 심할 경우 불임까지 유발하는 질환이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지난 1999년 자궁근종으로 진료받은 환자수가 9427명에서 10년 후인 2009년에는 1만3145명으로 40%나 급증하고, 특히 30~4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근종의 가장 전통적인 치료법은 개복 후 절제술이나 복강경을 이용한 절제술과 자궁동맥색전술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들 치료법은 입원 후 복부나 대퇴부에 작은 구멍을 만들고 이를 통해 몸 속에 복강경이나 카테터라는 얇은 관을 삽입해 치료를 한다.

    하지만 MR-HIFU 시술법은 입원진료나 피부절개, 흉터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또 치료 후 2시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귀가하게 되며, 1~2일 이내에 정상적인 사회생활복귀가 가능하다. 

    MR-HIFU 치료 대상은 △자궁근종의 크기가 5~15cm 사이 △18~59세인 폐경 이전 혹은 폐경기 전후 여성들을 시술 대상으로 하지만 적용 가능 여부는 산부인과 진료 후 MRI 촬영 등 여러 검사를 통해 판단한다.

    현재 임신중인 경우와 심박동기 시술, 신부전증 등 MRI 금기증을 지닌 환자들은 적용이 불가능하다. 또 종양이 이미 심한 괴사를 보이는 경우나 소장에 둘러싸여 있는 경우, 다른 골반질환(암, 염증)을 가진 경우에는 이 치료가 어렵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임현철 교수(HIFU 센터장)는 "2009년 유럽(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의 유수 병원들과 함께 다국가 임상시험에 참여해 지난해 말 유럽 의료장비 안전인증(CE mark) 및 올해 8월 우리나라 식약청 인증을 받았다”며 "앞으로 골전이암, 전립선암, 유방암, 췌장암, 간암, 신장암 등 치료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과 필립스는 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아시아 최초로 MR-HIFU 트레이닝센터로 지정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필립스 코리아 김태영 총괄 대표이사는 “필립스 MR-HIFU 시스템에 대한 다국가 임상시험에 삼성서울병원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참여하여 식약청 인증을 획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