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라도

국가브랜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효과 있다

<젊은이 발언/ 한국선진화포럼 10월 주제 ‘대한민국 국가위상과 국가브랜드 제고’>
권 윤 정(선진화홍보대사 6기,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3)

우리나라의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하여 그 규모가 전 세계 15위에 달하지만, 국가브랜드지수는 세계 33위(2008년 기준)밖에 되지 않아 이미지가 경제규모에 걸맞지 못하다. ‘국가브랜드’란 국가에 대한 호감도, 신뢰도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국민, 상품, 기업에 대한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국가브랜드는 향후에 한국 기업과 경제, 그리고 외교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국가브랜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SERI-PCNB NBDO 국가브랜드 세부 부문별 순위를 살펴보면, 실체 기준으로 ‘과학/기술’ 부문은 4위, 현대문화가 8위, 유명인이 10위, ‘경제/기업’이 14위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이렇게 세계 상위권의 브랜드가치를 가지고 있는 부문들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브랜드 종합 순위는 낮게 평가되었다.

우리나라가 국가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첫째, 브랜드화시킬 수 있는 자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가브랜드를 구성하는 세부부문 중 실체 점수 및 외국인이 평가한 이미지 점수가 좋은 ‘과학/기술’, ‘경제/기업’부문이 정작 한국인이 스스로 평가한 점수는 낮다는 점이었다. 반면 실체 점수가 낮은 ‘전통문화/자연’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가 어떤 부문이 경쟁력이 있는지 제대로 판단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경쟁력 있는 부문들에 대한 홍보 및 활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삼성, LG, 현대 등 글로벌 대기업이 있지만, 외국인들은 대부분 이러한 기업들이 우리 기업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마케팅컨설팅업체인 앤더슨 애널리틱스가 지난해 말 미국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유명 브랜드의 국적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57.8%가 ‘삼성은 일본 브랜드’라고 대답했다. 한국 브랜드라고 알고 있는 대학생은 9.8%에 불과했다. 물론 기업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국가브랜드가 향상된다면   향후 기업브랜드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용한 자원들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우트는 2009년 테크플러스 포럼에서 “한국은 첨단 기술 국가로 이미지를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말은 한국이 이미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부문을 발전시켜 국가브랜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의미한다. 경쟁력 있는 부문은 외국인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있다. 수요자들의 니즈(needs)를 제대로 파악하여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제대로 홍보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국가브랜드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쟁력 있는 부문들 간의 연계성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류’라는 막강한 소프트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부문들과의 연계가 부족하여 그 파급력이 크지 못하다. 가까운 일본 같은 경우는, 문화컨텐츠 산업을 상업, 홍보, 관광산업과 적절히 연계시켜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애니매이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은 일본을 방문하여 로봇과 같은 첨단기술을 볼 수 있고, 애니매이션 특화 지역에 가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순위가 높은 ‘과학/기술’, ‘경제/기업’, ‘현대문화’, ‘유명인’과 같은 부문들을 잘 연계시켜서 대한민국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국가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부문이 많아도 이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보배가 될 수 있는 구슬을 잘 선별하고 보기 좋게 꿴다면 매력 있는 국가, 호감 있는 국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