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위해
    <젊은이 발언/한국선진화포럼 9월 주제 '노사관계의 안정과 사회 갈등 해소'>

    김유정 (선진화홍보대사 6기, 고려대학교 불어불문/정치외교학과 2)

    지난 9월 28일에 열린 한국 선진화 포럼 제 48차 월례토론회에서는, 선진국 문턱에 선 대한민국이 꼭 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인 ‘노사관계의 안정과 사회 갈등 해소’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였다. 토론에 참관하면서 다양한 사회 갈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모 회사의 다문화 사회에 대한 광고가 떠올랐다. '마음을 열고 사랑의 손을 잡으면 더 큰 대한민국이 열립니다' 라는 문구로, 모든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사는 나라에 대한 미래 한국을 꿈꾸는 광고였다. 이렇게 대국민 광고까지 나올 만큼 우리 사회는 급속하게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와 토종 한국인의 정서는 아직 사회 변화 속도에 맞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듯하다.

  • 다문화 사회의 정의는 '서로 다른 생활의 양식을 공유하는 문화집단이 하나의 공동체 안에 함께 존재하는 상태'이다. 그 안에서 문화는 다수문화와 소수문화로 나뉘고, 다수문화는 그 배타적이고 우월한 지위를 양보하지 않기 위해 그 사회의 지배적인 문제해결 방식과 소통의 방식을 독점한다. 두 문화의 집단은, 그 문화의 지배력이 그 크기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서로의 문화집단의 크기를 끊임없이 경계하며 그 성장을 억제하려 노력한다. (『현대 정치사상과 한국적 수용』 제9강, 김남국 교수)

    이러한 문화집단의 알력과 갈등은 다문화사회에서는 곧 소수에 대한 다수의 횡포로 나타난다. 우리 사회에서의 소수 문화집단이라면, 크게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민 여성, 탈북자(새터민)로 요약된다. 그들은 일상적인 사회•문화적 차별은 물론 임금의 차별도 받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2세들이 받는 차별이다. 아이들이 다르게 생겼다고 놀림을 받고 이른바 ‘왕따’를 당하는 것은 약과에 속한다. 그들은 주로 가정에서 학습을 도와주는 어머니의 역할이 부실하다. 어머니는 대부분 결혼 이민을 온 외국인인 경우가 많아서 그 아이가 예습과 복습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학교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할 때도 많으며 결과적으로 학습능력이 일반 학생들보다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에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결혼 이민에 대한 정책이 가장 시급하다. 현재 정부와 민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행사 중 하나는 한국인 남성과 이민 여성을 단체 결혼식을 해주는 것이다. 이는 매우 뜻 깊지만 단기적이고 감정적인 해결방식이며, 그들의 2세까지는 포함시키지 못하므로 장기적인 정책으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민 여성들에게 한글과 한국 문화를 가르쳐주고 그들의 자녀에게는 한국인 친구와 선배 등이 지속적으로 멘토링을 해주는 사업이 정책적으로 크게 육성되어야 한다고 느낀다. 이렇게 소수를 배려하고 우대하는 정책도 좋겠지만 다수를 설득하는 정책에도 중점을 두어야 한다. 광고와 같이 대국민적인 관심을 이끄는 것도 중요하고 정부가 공영방송에서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여행(여성 행복), 동행(동생 행복) 프로젝트와 같이 외국인 이민자들을 위한 맞춤 정책도 필요하다. 특히 동행 프로젝트는 대학생들이 초, 중, 고등학생들의 멘토링 및 학습 지도를 자원봉사 형식으로 하는 것인데, 이처럼 자원봉사 형식으로 전국적인 프로젝트 팀을 조직하면 다문화 사회에 대한 대국민적 인식 폭을 확장하고 관용의 미덕을 함양하게 되며 봉사에 참여한 시민들도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다.

    수 회를 거듭하며 상영되고 있는 '빨래'라는 뮤지컬이 있다. 그 뮤지컬에는 사회 하층민들의 삶과 아픔이 담겨 있다. 특히 남자 주인공인 '솔롱고'는 몽골에서 온 외국인노동자인데 한국은 몽골에서 솔롱고스, 즉 무지개라는 뜻이며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한국에 온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살게 되는 곳은 무지개가 뜨는 아름다운 나라라기 보다는 차별과 억압, 착취가 기다리고 있는 사회이다. G20 정상회담을 한국에서 개최하고,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한국을 홍보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인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 정책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관용 정책과 국민들의 진정한 관용정신일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한국의 이미지 하락과 직결된다. 한류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 일부와 한국으로 이민 오는 개인들 대부분의 본국은 저개발국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외적인 홍보에 힘쓰는 것보다 그들에게 관심을 더 쏟는 것이 현재 일어나는 사회적 갈등을 막고, 미래에 올 더 큰 혼란을 최소화하며 미래 한국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가장 큰 보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