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살다 온 4인 '목숨 내놓고 노래하는 사람들' 결성천안함-인권유린등 비판노래, 대북 풍선에 실어보내기로
  •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유린, 천안함 폭침(爆沈)과 핵 개발 같은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청년 래퍼(랩 부르는 가수)들이 있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 5년 이상 살다 돌아와 음악 활동을 하는 4명의 래퍼는 레오나르도(31), 도나텔로(29), 미켈란젤로(33) 라파엘(26)처럼 모두 가명을 쓴다. 북한의 테러 위협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그룹 이름도 '목내노사(목숨을 내놓고 노래하는 사람들)'라고 지었다.

     


  • ▲ 그룹 ‘목내노사(목숨을 내놓고 노래하는 사람들)’가 자신들이 만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랩음악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고 있다. 테러 위협 때문에 얼굴과 실명을 감춘 청년 4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노래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목내노사는 최근 '천안함' '강제수용소' '나도 가끔은 니 아들이고 싶어'등 북 체제를 비판하는 5곡의 노래를 완성했다. 북한 강제수용소의 참상을 뮤지컬 '요덕스토리'로 고발한 정성산 감독과 뮤직비디오도 만들어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올릴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정치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북한은 북한대로, 남한은 남한대로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제일 불쌍한 건 아이들이에요. 3대 세습을 하는 동안 북한 아이들은 굶어 죽고, 꿈과 희망조차 제대로 가질 수 없잖아요."

    이들이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노래를 만들기로 결심한 건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이 터지고 얼마 뒤인 4월 중순이었다. 도나텔로는 "천안함 사건이 났을 때 온갖 음모론이 돌았죠. 한번 더 생각해 보면서 북한 관련 소식들을 샅샅이 찾다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노래를 만들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천안함'이란 노래에서 1·2차 연평해전과 금강산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만행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북한 강제수용소의 참상을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와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룬 해외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북한의 실상을 알았다. 또 탈북자 출신 정성산 감독으로부터 북한의 참담한 인권유린 실태를 전해 들었다. 목내노사는 '강제수용소'란 노래에서 "피지 못한 꽃 핀 적도 없는 꽃, 무참히 짓밟히고 강제유린 당하는 곳. 너희 사회주의, 불신하면 끌려가는 강제수용소"라고 불렀다.

    미켈란젤로는 "랩은 욕을 빼면 재미가 없어 욕설을 노래에 넣었다"며 "앞으로는 어린아이들도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북한의 실상을 더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오나르도는 "북한이 철저한 통제사회라고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며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우리 노래를 접하면 북한 사회에서도 분명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성산 감독,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과 함께 대북 전단을 실어 보내는 풍선에 이 노래들을 담아 북으로 날려보낼 계획도 세우고 있다. 목내노사 멤버들은 "처음엔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분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북한 아이들이 우리처럼 꿈과 희망을 갖고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며 "북한이 바뀔 때까지 계속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