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엔진 실린더 구멍 낸 부동액, 엔진 제조사는 물론 ADD에서도 몰라K-21 보병전투차의 수상운행능력 시험, 12번 도하로 ‘통과’도 문제
  • K-9 자주포의 엔진에 구멍을 낸(캐비테이션 현상) 저가 부동액과 관련, 군이 엔진 제조사인 MTU社는 물론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에도 제대로 문의를 하지 않았고, K-21 보병전투차는 수상운행능력 시험을 12번 도하로 끝낸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위원인 이진삼 의원은 “육군이 K-9 자주포를 운용하면서 습식 엔진에 맞지 않는, 저가 부동액을 사용하면서 엔진 제조사인 MTU에 저가 부동액이 적합한지 성분시험과 적용시험을 의뢰하지 않은 것은 물론 주관연구기관인 ADD에도 부동액의 적합성에 대해 문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9 자주포의 캐비테이션 현상이 드러났을 당시 군은 “전력화 과정에서 일반 부동액 사용으로 인한 결함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분명한 지침 전달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진삼 의원에 따르면 그 이전에 저가 부동액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2007년 군수사령부에서는 저가 부동액이 K-9 자주포 엔진에 적용 가능한지를 엔진 제조사나 주관연구기관이 아닌 민간 연구소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고, 여기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뒤 보급했다는 것이다.

    이진삼 의원은 “2002년부터 터키에 수출한 200여 대의 K-9 자주포에서는 아직 캐비테이션 문제가 생기지 않고 있다”며 군이 관리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음을 질타했다.

    이진삼 의원은 또한 K-21 보병전투차의 침수사고가 불과 12번의 도하시험만으로 안전성 검사와 수상운행 성능평가를 통과할 때부터 예기되었던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냉장고 문도 내구성 확인을 위해 10만 회 개폐시험을 거치는데, 수륙양용이라는 장갑차로써 수상운행능력이 상당히 중요한데도 12번의 도하시험만으로 통과했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