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평화유지군’으로 전환 주장...김정일과 합의“한국 대통령이 적과 동맹군 무력화 약속한 셈”
  • “DJ와 김정일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평화유지군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고 이는 주한미군의 대북 억지력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9일 “이같은 내용이 최근 비로소 확인되었다”며 “이런 발상은 DJ가 먼저 북에 제안한 것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동맹군을 무력화시키는 밀약을 적장(敵將)과 한 셈”이라고 밝혔다.

  • ▲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모습ⓒ자료사진
    ▲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모습ⓒ자료사진

    조 대표는 DJ가 1999년 대통령이 되자 그해 4월 육군과 공군 장성 진급자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최근 북한이 주한미군이 평화군이라면 주둔해도 좋다는 말을 했다. 자세한 내용은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북한이 처음으로 이런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DJ가 ‘주한미군 지위 변경’에 동조한다는 뜻을 김정일에게 전하기 위하여 언론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은 그 1년 뒤 DJ를 평양에서 만났을 때 ‘대통령의 그런 뜻을 읽었다’고 말했다고 확인했다.

    당시 국정원장이던 임동원씨는 자신의 회고록 ‘피스메이커’에서 2000년 6월 4일 DJ-김정일 회담에 앞서 비밀방북, 김정일을 만나서 북에 제안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김정일에게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주한미군의 위상에 대해서도 북측이 전향적으로 사고해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균형자와 안정자의 역할을 수행할 주한미군이 현재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DJ가 북한 정권이 주한미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개발한 ‘균형자와 안정자 역할’이란 용어를 그대로 받아들인 다음 이를 김정일에게 다시 던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균형자와 안정자 역할’을 하는 주한미군은 현재의 주한미군이 아니고 대북억지력을 포기한 평화유지군이자 남북한 사이의 중립군이라는 것이다.
    임전 원장은 DJ의 제안에 대해 김정일이 화답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께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통일 후에도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 사실 제 생각에도 미군주둔이 나쁠 건 없습니다. 다만 미군의 지위와 역할이 변경돼야 한다는 겁니다. 주한미군은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 군대가 아니라 조선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군대로서 주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략). 미국과 관계정상화가 된다면 미국이 우려하는 모든 안보문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라도 빨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는 겁니다."

    조 대표는 “2000년 6월 14일 김대중, 김정일이 평양에서 만났을 때 김정일-임동원 사이에서 의견의 일치를 본 ‘주한미군 지위 변경’은 남북한의 최고 권력자 사이에서 하나의 밀약으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DJ는 이로써, 동맹군에게 알리지도 않고 적전에서 동맹군 무력화 합의를 적장과 몰래 한 아군 사령관이 된 것”이라며 “주한미군 무력화 합의는, 대한민국의 생명줄인 한미동맹을 사실상 해체하자는 것이다. 국군통수권자를 겸하고 있는 대통령에 의한 이보다 더한 이적 행위는 역사상 없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조 대표는 “이같은 밀약은 이후 노무현 정권에서 한미연합사 해체로 이어진다”며 “DJ는 이런 엄청난 일을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 공언해왔던 ‘연방제-외군철수’ 약속을 대통령직을 이용하여 실천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