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육류보다 나물.두부.밤.배.감이 좋아
  •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에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를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기회가 많아진다. 특히 올해는 최대 9-10일을 쉴 수 있기 때문에 술자리가 더 잦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명절에 마시는 술이 자칫 육체적 스트레스와 피로만 축적할 수도 있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전용준 원장은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건강을 생각하는 음주요령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음식과 술의 궁합을 따지고, 자신의 평상시 음주량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의학에서는 술을 마실 때 육류는 적게 채소는 많이(잔소찬다.盞少饌多, 육소채다.肉少菜多) 먹으라고 권한다. 이는 술과 궁합이 맞는 음식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추석 음식 중에서 고른다면 갈비, 육류는 좋지 않고, 나물 무침 등은 좋다고 할 수 있다. 음주할 때 육식하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해롭지만 야채는 알코올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이밖에 술과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은 산적, 잡채, 튀김과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기름진 음식은 술의 성질을 순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배가시켜 소화에 부담을 준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술안주로는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단백질이 함유된 두부나 우유 등이 좋다. 짠 안주 역시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추, 밤, 배, 감도 각종 장기의 기능을 보강하고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안주로 적합하다.

       특히 감의 타닌 성분은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켜 주며, 위장 속의 열독(熱毒)을 제거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소변을 순조롭게 해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능도 있다. 그러나 홍시는 위통을 일으킬 수 있고 술이 더 취하게 하므로 먹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밖에도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알코올 대사를 돕는 비타민 B군이 많이 들어간 음식도 안주로 좋다. 현미, 보리 등의 잡곡류, 견과류, 콩, 우유, 양배추, 생선, 고구마, 간, 시금치 등 녹색채소, 계란 등이 대표적 비타민 B군 음식이다.

       해장 음식으로는 맵고 짠 국물보다는 콩나물해장국이나 북어해장국, 소고기 무국 등이 권장된다. 맑은 국과 밥이 위에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우롱차와 녹차도 좋다. 우롱차와 녹차는 모두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술 마신 후 자주 마시면 소변을 통해 알코올 성분이 빠져나가 술 깨는 데 도움이 된다.

       다사랑한병병원 심재종 원장은 "명절이라고 해서 매일 술을 마시기보다는 최소한의 금주기간을 둬 장기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면서 "술을 마신 뒤 공기가 좋은 고향길을 가볍게 산책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숙취 해소를 위해 좋다"고 조언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