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0년에 중국의 경제력·군사력이 막강하게 성장함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맞서는 일대 패권 국가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한반도에 사는 우리의 역사 5천 년에 중국은 줄곧 대국 즉 강대국으로 군림하여 왔지만 오늘의 중국은 특히 6·25 전쟁에 참전하여 김일성의 침략군을 지원하여 우리의 통일을 방해한 사실 때문에 ‘달갑지 않은 이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호금도의 중국과 김정일의 북한은 어떤 관계인가 궁금한 숙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천안함이 북에 의해 격침된 그 참사 뒤에도 중국은 계속 국제무대에서 김정일을 감싸주고 있음이 확연한데, 오늘의 중국여론은 어떤가 알고 싶습니다.

    김정일은 지난 4개월 사이에 중국을 두 번이나 방문하였는데, 김의 최근의 장춘 방문은 천안함 사건 뒤의 일이라 더욱 궁금합니다. 홍콩에서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은 중국에게 있어서 부담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던바 “부담스럽다”가 64%로 압도적 다수이었고 “아니다”는 겨우 3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무너져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를 흡수 통일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 경우에는 한반도가 몽땅 미국의 세력범위 안으로 들어간다고 중국인은 내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이 적화통일이 되어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행사하게 됨으로 야기될 동북아의 재앙보다는 시장 경제가 중심이 되는 한반도 통일을 실현하고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가 전쟁을 용납하지 않는 중립국으로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중국과 미국에도 유리하고 세계 평화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한반도가 될 것이 확실시 됩니다.

    그런 한반도가 되면 미국과 중국도 오히려 마음 놓고 전 세계의 가난을 극복하고 교육을 보급시키는 건설적인 노력을 마음 놓고 할 수 있게 된다고 나는 믿습니다. 17대 대통령 이명박의 꿈은 오히려 그런 큰일에서 찾아야 마땅한데 어쩌자구 자국민을 좌와 우로 갈라놓고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면서 국민 모두를 실망으로 몰고 가는 것입니까.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대한민국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고 중도도 없다. 다만 자유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있을 뿐이다”라고 선언하시고, 통일된 조국을 ‘영세중립국’으로 만들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위대한 나라가 되게 하세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