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지식인 聰明 씨. 2010년이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거기서는 신정을 쇠시나요 구정을 쇠시나요? 어쨌든 안온한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우리 집과 친척들이 한 데 만나 식사라도 한 끼 즐겁게 나누는 흐뭇한 인간적 정경(情景)이 거기서도 최소한도로라도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나는 구정을 쇠기 때문에 이번 양력 정초에는 조용히 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내외와 손자 손녀들이 올 것 같은데, 이 녀석들에게 세뱃돈을 두 번 줄 수는 없고, 그냥 데리고 나가 맛있는 식사나 함께 할까 고민 중입니다. 
     정초라 식당이 문을 열지 걱정입니다만, 안 열었으면 집에 있는 라면이도 먹으라고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일곱 살 난 맞 손자 녀석은 제 어미가 “그건 나쁜 음식이야!”라고 아무리 야단쳐도 “내가 먹고 싶은 건 라면이야” 하면서 어깃장을 놓습니다. 이럴 때 할아비는 며느리 몰래 손자 편을 듭니다.

     聰明 씨. 2010년을 어떤 해로 만들어야 하겠습니까? ‘정보공유(情報共有)’의 한 해가 어떻겠습니까? 인민들이, 만나는 장소에서마다 “김정일 나쁜 놈”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털어 놓는 것 말입니다. 그렇다고 끄나풀들의 밀고는 당하지 않을 안전한 조건에서 말입니다. 
     대문과 창문을 닫아걸고, 이질(異質) 분자를 끼워주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끼리 모여 앉아 나직나직한 목소리로 김정일을 실컷 씹고 욕합시다. 그렇게 해서 속이 후련해질 때까지 열불과 땀을 왕창 냅시다. 이건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 권위주의 시절에 우리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남쪽으로 도망쳐 나온 북한 동포들은 금년 한해에도 엄청난 양(量)의 전단을 북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아마 더러는 받아 보셨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가는 곳마다 화제로 삼으시면 정말 재미있을 것입니다, 나직나직한 목소리로나마. 
     또 하나. 한국계 미국시민 로버트 박(22)이 목숨을 던져 북한 땅으로 들어갔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고 김정일은 권좌에서 물러나라”는 구호와 함께. 작은 불씨 하나가 요원의 불길을 일으킵니다. 2009년 12월 24일, 그 작은 불씨 하나가 암흑의 땅 북한에 던져졌습니다. 희망은 그렇게 오는 것입니다. 단 한줌의 힘도 없는 어린 양이 ”나를 죽여 달라“며 악(惡)의 권세에 정면으로 맞설 때, 그 폭정은 이미 끝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1961년 1월 1일, 카스트로의 게릴러가 바티스타의 부패한 독재정권이 지배하는 쿠바에 상륙하자 말자 그 동지들은 거의 다 죽고 단 12명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 때 카스트로는 바티스타에 대해 이렇게 선언 했습니다. “Your days are numbered!" ”너의 시대는 끝났다!“ 

     聰明 씨, 우리도 2010년 1월 1일, 그렇게 선언합시다. “김정일, 너의 시대는 끝났다!” 
     로버트 박의 순교는 김정일을 결정적으로 도덕적인 수세로 몰아넣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일은 이제 ‘혁명’ 아닌 ’반(反)혁명‘ 앙시앙 레짐(anceint regime, 구체제)으로 전락했습니다. 
     당신들의 혁명은 시작 됐습니다. 결정적인 승리의 그 날을 위해, 聰明 씨, 24시간 365일 투철하게 깨어 있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