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연말입니다. 1년에 한 번 쯤은 인생 자체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오늘 또 한 번 생각하고 싶은 것은 집착과 욕망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항상 그것 때문에 아등바등 하며 삽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승 '삼사라(sansara)'의 삶이겠지요. 그러나 그렇게만 살다 보면 결국은 망하더라구요. 
     욕망과 야망이 없으면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야망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 야망은 예컨대 신라의 화랑도 같은 큰 공공(公共)적 야망이어야 합니다. 사리사욕을 위한 야망은 오히려 자신을 망칠 뿐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고 사회 지도층이 된 사람일수록 사리사욕의 인간적 유혹을 이겨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지도층인 주제에 업자들의 검은 돈이나 챙기기 시작하면 하늘이 용서하지 않습니다. 
     하늘은 입신양명과 부정축재의 두 가지를 결코 다 주지 않습니다. 예컨대, 정의의 투사라는 명예와 함께, 검은 돈을 받아도 무사한 행운, 두 가지를 동시에 다 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런 하늘의 이치를 우습게 알고 “나는 정의의 투사였으니까 까짓것 돈 봉투 쯤 챙겨도 괜찮지 않나?” 하는 오만과 방자함을 불사할 경우, 하늘은 야청 하늘에 날벼락을 칩니다.
     하기야 현찰로 단 둘이서 주고 받은 것일수록, 사진을 찍은 것도 녹음을 한 것도 아닌데 그저 눈 딱 감고 잡아떼면 검찰이 그걸 무슨 수로 반증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아무리 법정에서 잡아뗀다 해도, 아,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불운했던 시절에 남들의 부정축재를 매도했던 사람들일수록 개망신을 면하려고 ‘물증 없으면 오리발’ 작전으로 나가면 안 되겠지요.
     한 가지 진솔한 념(念)은 하늘이 봐줍니다. 그러나 거기다 돈까지 탐하는 욕심까지는 하늘 아니라 시정잡배나 필부필부( 夫匹婦)도 절대로 봐주지 않습니다. 
     하기야 요즘 판사들의 경향성을 봐서는 법정투쟁만 잘하면 별일은 없을 것 같네요. 한껏 살아나 보기 바랍니다. 
    지나친 욕심-그리고 뻔뻔스러움-이걸 2009 연말의 화두로 삼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