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友愛(우애)'.

    9일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만남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를 위한 양 정상의 신뢰와 공감대를 확인한 자리였다. 양 정상 부인들도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적극 보이며 '내조외교'를 펼쳤다.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새로운 한일관계' 정립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양 정상은 더욱 가까워진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양국 정상은 기회 있을 때마다 상대국에 친근감을 표현했고 덕담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 <span style=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내외가 9일 정상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title="▲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내외가 9일 정상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내외가 9일 정상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하토야마, 취임 후 첫 양자 회담국으로 한국 방문 =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청와대 본관 안쪽 문 앞에서 도착하는 하토야마 총리 내외를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악수하며 가볍게 포옹했고, 하토야마 총리도 화답했다. 하토야마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는 김 여사를 위해 붉은색과 파란색 장미로 태극문양 형태로 꾸며진 꽃다발을 준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방명록에 '우애(友愛)'라고 남겼다.

    하토야마 총리가 총리 취임 후 양자 회담국으로는 첫번째 공식 방문국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장에서 "새 총리가 새로운 차원의 양국 관계를 만드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내외가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여줘 한국 국민도 매우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 역시 "취임한 지 아직 3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첫 양자회담 공식 방문국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은 나와 일본국민이 한국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관계가 강화되길 바라는 마음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 깊어진 한일정상 신뢰관계, "우리는 상당한 공통점 있다" = 오전 11시 10분께부터 시작된 단독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35분간 진행됐을 만큼 한일 양국 정상은 당초 예상보다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20여분 간 진행된 확대정상 회담에서도 양국 정상 사이에는 관계 증진을 위한 의지가 담긴 발언이 여러 차례 오갔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짧은 시간 내에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발전해 왔지만 어느 한계점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은 하토야마 총리 취임 후 그 단계를 뛰어넘는 발전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새로운 정권은 역사를 직시하고 해결해갈 용기를 갖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 ▲ <span style=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뒤 친근감을 표하고 있다.ⓒ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title="▲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뒤 친근감을 표하고 있다.ⓒ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뒤 친근감을 표하고 있다.ⓒ뉴데일리<=청와대 제공> 

    하토야마 총리는 또 지난 9월 21일 일본에서 열린 '한일축제 한마당'이 성료했음을 언급하면서 "아내도 젊지는 않지만 축제에 참가해 상당히 좋은 경험을 했다고 흥분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것이 바로 문화교류다. (미유키) 여사도 1년은 걸려야 할 문화교류를 3주 만에 한 것 같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하토야마 총리는 "한국 영화배우가 멋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자회견 도중 하토야마 총리와의 개인적 신뢰관계에 대한 일본기자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개인적 생각이나 정책 방향이 상당히 공통점이 있다. 많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한 뒤 "그런데 하토야마 총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웃으며 손짓으로 신뢰를 표현했다.

    ◇ '한류팬' 미유키 여사, "밥 좀 주세요" = 양 정상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 여사와 미유키 여사도 환담하며 한일 양국간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김 여사는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져줘 감사하다"면서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배우와 한국선수를 직접 만나 격려했고 특히 한일축제 한마당에서 한국말로 인사를 장식해줬다"고 말했고, 미유키 여사는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밀접해있고 비슷한 문화와 활발한 인적교류를 해왔다"면서 "한국말은 듣기도 좋고 말할 때도 어감이 좋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의 좌우명이 '우애'인 점을 감안해 숭고한 정신과 우애를 뜻하는 목련을 한국 전통 칠보로 표현한 '목련칠보액자'를 선물했으며, 미유키 여사에게도 일본어로 된 한식요리책과 대표적 도자공예가가 만든 '백자칠보문이중투갑호'를 전달했다. 특별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하토야마 총리의 노모를 위해 한글이 새겨진 커피잔 세트를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하토야마 총리도 이 대통령 내외에게 수공예품 전통그릇세트와 은수저를 선물했다. 또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이승엽 선수와 식사를 하면서 "이 대통령께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져온 이 선수 유니폼을 함께 전달했다. 유니폼 앞면에는 "이명박 대통령님께"라는 글귀와 이 선수의 사인이 담겨있었다.

  • ▲ <span style=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9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입에 넣어주고 있다. 두 정상부인은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김치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title="▲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9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입에 넣어주고 있다. 두 정상부인은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김치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9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입에 넣어주고 있다. 두 정상부인은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김치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김치와 막걸리, 한일 소통 매개로 = 양 정상 내외의 공식 오찬 메뉴에는 최초로 막걸리가 올랐다. 한국과 일본 품종을 교배해 만든 자색 고구마가 함유된 쌀막걸리는 양국 관계 발전과 쌀 소비 촉진이라는 두가지 의미가 포함됐다. 통상적으로 와인도 함께 준비됐지만 하토야마 총리 내외가 "와인은 됐다. 막걸리로 계속 하겠다"며 물렸다. 전복숙회, 잣죽, 송이 야채 떡산적, 물냉면과 비빔냉면이 올랐다. 오찬 시간도 예정된 시간보다 30여분 넘기며 신뢰와 우의를 확인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은 전했다.

    오찬 중에도 두 정상은 "기후변화와 국제 이슈 등 여러 분야에서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 등 친근감을 수시로 표현했으며 "이른 시일 안에 두 나라 관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에게 "한국에 올 때는 항상 총리부인도 동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김 여사도 "이 대통령은 각료에게 임명장 수여할 때도 항상 부인을 동석시키고 당부말씀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미유키 여사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상당히 가족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와 미유키 여사는 또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찾아 직접 김치를 담그는 행사를 가졌다. 미유키 여사는 한국말을 많이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두 정상 부인은 권하는 비닐장갑을 거부하며 '손맛'을 표현했다. 미유키 여사는 김치재료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던졌으며, 김 여사가 절인배추에 양념소를 싸 직접 입에 넣어주자 맛있게 받아 먹은 후 "밥도 주세요"라고 한국말로 주문해 주위를 웃겼다. 행사 후 양 정상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미유키 여사는 "김치를 직접 맨손으로 담갔다"며 하토야마 총리에게 자랑했고,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김치맛은 손맛"이라고 맞장구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