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 뉴데일리
    ▲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 뉴데일리

    탈북 동포들이 이끌어가는 민간 대북방송 ‘자유북한방송’(www.fnkradio.com)이 지난 4일 사단법인 신청 서류를 관계기관에 냈다.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2004년 4월 첫 방송을 한 뒤 5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 좌파정권에서는 법인이 아예 허락이 안됐었죠. 이제 사단법인으로 출범하면 모든 일을 조직화할 수 있고 또 공신력을 갖출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쁩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47)는 “지금까지 필요에 따라 일을 했다면 이젠 목적의식을 가지고 책임 있는 인재단체로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하나하나 재구성하고 계획대로 실행해, 새롭게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방송으로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사단법인으로 전환되면 본 방송 외에 기독교 선교방송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또 북한 전문 출판사, 북한구출센터, 북한정보센터도 정비하거나 신설할 생각을 갖고 있다.

    먼저 북한 전문 출판사를 보자. 자유북한방송은 한때 ‘자유북한’이라는 월간지를 2년에 걸쳐 발간했었다.

    “사정이 있어 계속 내지 못했지만 이번엔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잡지를 낼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군부대에서 강연을 하다 보면 장교나 사병들이 너무 북한에 대해 모른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주적개념은 아예 없는 것이 한국의 군대입니다. 지난 좌파정권 10년의 잘못 된 교육 탓이겠지만 북한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라요. 반공까진 아니더라도 아예 북에 대한 교육을 안받고 자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는 그나마 강연에 나가게 된 것도 최근 일이라고 했다. 좌파정권 10년간은 “아예 탈북자들의 모든 강연을 없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단행본도 계획하고 있다.

    “방송을 하면서 탈북자들 대담, 수기 공모도 여러 번 했는데 그냥 일회성으로 방송하고 말기엔 아까운 글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김 대표는 황장엽 씨의 책은 물론 “탈북여성들이 겪는 인신매매의 참상을 여러 나라 언어로 펴내 국제사회에 그 참상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자유북한방송은 북한정보센터와 북한구출센터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정보센터는 동북지방이나 중국 단동의 출장소에 파견된 직원들이 북한의 내부 정보를 수집해 방송하고 장마당이나 공개처형 등의 장면을 한국에 알린다. 황장엽 씨의 친척 중 한 사람의 탈북도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중에 알게 돼 성공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 중에도 자유북한방송의 통신원이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구출센터는 탈북한 이들의 한국 정착을 돕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모두 300여 명의 탈북동포들이 자유북한방송의 도움을 받아 한국 땅을 밟았다.

    김 대표가 이끄는 자유북한방송은 현재 미국에서 전파를 보내고 있다. 북한에 보내는 남한 거주 탈북동포들의 방송을 미국에 비용을 지불하며 보내는 것이 안타깝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는 “물론 법적인 문제도 있고 남북관계도 생각해야 하겠지만 단파, 중파가 여유가 있는데 전파를 대한민국 아닌 미국에서 보낸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이나 북한 민주화를 위한 사람들에게 한국 정부가 허락하는 한국 땅에서 방송한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중파를 쏘면 북한의 차 라디오로도 들을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사실 지난 6월말에 관계기관에 요청을 했는데 아직 답이 없습니다.” 김 대표는 “사단법인 전환을 계기로 한국에서의 방송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위로 서해안에 주둔한 인민군 제212부대 선전대 작가로 활동하던 중 지난 1997년 탈북, 1999년 2월에 한국에 입국했다. 한의 대표적 작가양성 교육기관인 김형직사범대학 작가양성반(3년제)을 졸업한 그는 2006년 9월 계간 문예지 ‘자유문학’(自由文學) 가을호를 통해 등단한 탈북시인 1호로도 알려져 있다.
    김 대표의 아버지 김순석 씨 역시 해방 이후부터 70년대 초까지 북한의 시단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서정시인. 북한 작가동맹 중앙위 초대 시분과위원장과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교수 등을 지낸 문인 혈통이다.

    김 대표는 “정부 입장에서야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하겠지만 순수한 민간단체이고 탈북자 단체인 자유박한방송에 꼭 한국 영토 내에서의 방송을 허가해주길 바란다”고 다시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