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 주파수가 있음에도 민간 대북 방송에게 지원하지 않는 한국 정부, 굉장히 충격적"
    "이명박 정부는 약속을 지켜라. AM 주파수 있는데 정부가 공시안하면 어떻게 쓰나"

    24일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열린북한방송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북한언론자유포럼' 발족 기념토론회에서 대북 미디어를 외면하는 정부의 자세에 대해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북한의 근복적 변화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북한주민을 위한 미디어활용방안'이란 주제로 국경없는기자회(RSF) 서울 특파원 레이몬드 김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지난해 4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에게 민간 대북 방송 국내 송출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대통령은 이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민간대북방송사들은 해외 송신국를 통해 대북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다. 국내에는 대북 방송이 가능한 주파수 4개(5975 3930 6015 6135KHz)가 비어 있는 상태지만 정부에서 허가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는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하 대표는 "민간대북방송을 한국에서 송출하기 위해서는 송신시설이 필요한데 이는 정부가 송신시설을 준다는 공시없이는 불가능 하다"며 "공시조차 하지 않는 이 정부는 부시한테 뻥 친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대북 방송이 국내에서 송출된다면 이를 주관하는 민간 방송사들의 재정적 어려움은 덜어 질 것으로 보인다. 하 대표는 "1조가 넘는 이지스함 만들지 않아도 된다. 대북 방송만 잘해도 (북한과)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뱅상 브러셀(Vincent Brossel) 국경없는기자회 아시아담당 국장은 "한국정부가 대북 방송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대북 라디오 방송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AM 주파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방송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나에게 굉장히 충격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무관심과 지원이 없었던 지난 10년동안에도 민간 대북방송은 괄목할만한 성장이 있었다"며 "북한 사회가 중요한 변환점에 와 있는 이순간 민간 대북방송을 더욱 활성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공동대표는 '남북관계에서의 민간대북방송의 의의'라는 주제로 토론에 참석했다. 이 공동대표도 "정부는 민간 대북방송국들에게 국내 주파수와 송출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북 라디오 방송은 북한 주민 스스로가 북한 사회의 문제점과 북한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어디에 있는가를 인식시켜 줄 수 있을 것"이며 "이 일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것도 대북 라디오 방송"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성 자유북한방송 국장은 "북한에 있을 때 라디오를 듣고 탈북을 결심했다"며 자신의 탈북경험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대북 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라디오를 듣고 황해도에서 배를 타고 오시는 분, 휴전선 철책선을 넘어 오시는 분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대북방송을 하는 것이 헛되지 않고 북한 주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고생하는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조윤영 중앙대 교수(바른사회 운영위원)는 "한국은 대북정책으로 포용정책, 햇볕정책을 폈지만 오히려 북한이 이를 적절히 이용해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아래로 부터 위로 가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대북 라디오 방송과 민간교류를 통해 북한이 변화하는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조동근 명지대 교수(바른사회 공동대표)는 축사에서 "대북 라디오 방송은 북한을 교란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남북관계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