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연일 곧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 "최보식이 만난 사람"에서, 수원대학 강연에서 그는 자신의 20대를 사로잡았던 60~70년대 운동권적 시각의 착오를 화끈하게 强打했다. 그런 시각을 그에게 불어넣었던 당시의 조순, 정운찬 등 교강사들을 향해 "선생님의 말씀은 틀리셨읍니다"라고 그는 못 박고 있다.

    "박정희가 그 때 자동차 산업과 중공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겠는가?"고 그는 아찔하다는 듯 토로하고 있다. 민주냐 독재냐의 논란이야 여하튼, 박정희가 국가와 국민의 먹고 살 진로만은 제대로 통찰 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중요한 것은 김문수 지사가 그것을 분명하게 말한다는 그 점이다. 핵심은 그거다.

    리더란 무엇인가?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는 리더십의 공백기에 빠져 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그래서 마음 둘 곳을 몰라 헤매고 있다. 자칭 리더급이라는 정치인들이 한결같이 기회주의적으로 얼버무리거나, 양시양비론으로 임하거나, 신비(?)주의적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의 거침없는 직설이 세인의 주목을 받는 까닭은 바로 그것이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하는 것, 그것도 아주 논리적인 냉철함과 정연함을 갖추고서…. 한 정치인이 잠재적인 리더의 한 사람으로서 세인의 신임을 받느냐 못 받느냐 하는 것은 공론계의 시험을 통과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론계의 시험이란 바로, 말을 가장 절실한 시점에 가장 기민하게 던지느냐 못 던지느냐, 말을 하되 에두르지 않고 곧바르게 하느냐 안 하느냐, 그리고 말의 知的, 논리적, 수사학적 수준이 어떠냐 하는 기준들이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김문수 지사의 말들은 산뜻한 스타트라 할 수 있다.

    지금은 亂世다. 난세는 용기 있는 旗手를 요구한다. 소승적인 타산에 얽매어 잔 머리나 굴리고 앉아 있는 정객 나부랭이 아닌, 일신을 던져 당당한 말로써 많은 사람들의 타는 목마름을 적셔 주려는 열정과 헌신과 용기-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王道와 正道는 실은 간단한 것일 수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