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극우언론 '산케이신문'이 일본 내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창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국의 우수한 의료시스템 때문에 감염자 파악이 잘 된 덕분"이라고 분석하며 "다른 나라의 경우 의료제도의 차이가 있어서 증상이 심각해지지 않는 한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보도는 '마치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낙후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적발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기 때문.

    산케이신문은 20일 오후 신형플루, 일본에서 증가하는 이유(【新型インフル】日本で感染者が増える理由は)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WTO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신종플루 감염자 수가 많은 반면, 한국이나 중국에선 감염자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이유를 보건당국과 의학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분석·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우라시마 미츠요시(浦島充佳) 도쿄자혜회 의과대 조교수의 말을 인용, "다른 나라(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신종플루 발생 환자 수가 적은 것은 감염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해당 보건당국에서)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면서 "일본인들은 진지하고 성실해서 인플루엔자 증상이 있으면 즉시로 의료기관에 가서 검사를 받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의료제도의 차이가 있어서 증상이 심각하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오카베 노부히코(岡部信彦) 국립감염증연구소 정보센터장은 "일본 내 인플루엔자 조사감시 시스템이 충실하기 때문에 발생환자수가 많은 것"이라고 분석하며 "일본에선 전국 5000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통해 정기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마디로 이상 징후를 느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신고하지 않아도, 일본의 인플루엔자 감시 시스템 상 감염자 파악이 쉽게 이뤄진다는 것.

    물론 산케이신문은 소또오카 다쯔히토(外岡立人) 전 오타루시 보건소장의 말을 빌어 "신종플루는 고등학생에게 감염되기 쉬운데 다른 나라에서 감염자 수가 적은 것은 학교로 감염이 번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다른 나라 역시)학교로 번지기 시작하면 일본처럼 순식간에 전염될 수 있다"는 비교적 객관적인 의견도 실었다.

    그러나 산케이신문은 "세계적으로 항공망이 펼쳐져 있어 다른 나라에서도 신종플루가 전염됐을지도 모른다"며 "'신종플루 검사 키트'의 보급으로 일본에선 감염자 파악이 쉽다"고 주장,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이 감염자 급증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끝까지 고집했다.

    이에 대해 한 일본 소식통은 "산케이가 이런 보도를 한 것은 그만큼 일본이 받은 충격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후진국이라 여기는 한국이나 중국에서도 발생이 뜸한 신종플루가 유독 자국에서 창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전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상당수 네티즌들은 산께이 신문 보도에 대해 "어디서 분풀이냐"며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는 가운데 "'진지하고 성실해서'가 아니라 '호들갑 떠는 국민성' 때문"이라고 꼬집고 있다. 특히, '성귀만'이라는 네티즌은 "한국인이 신종플루에 강한 것은 김치, 된장 등 토종음식 때문"이라는 색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다음은 논란이 된 산케이신문의 20일자 기사 전문.

    【新型インフル】日本で感染者が増える理由は  2009.5.20 21:45

    このニュースのトピックス:新型インフルエンザ

    新型インフルエンザの日本の国内感染が今月16日に初めて確認されてから、あっという間に感染者数が増えている。世界保健機関(WHO)の19日までのデータで日本は米国、メキシコ、カナダに次ぐ感染者数の多さだ。一方、同じアジアでも中国や韓国などは大きく増えていない。その理由は-。

    「感染者がいないのではなく、把握できていないのではないか」と指摘するのは東京慈恵会医科大の浦島充佳准教授だ。「新型」の潜伏期間は7日。検疫を強化しても発熱していなければ把握しきれない。世界中に航空網が張り巡らされている中、確かに日本と同様、他国で国内発生があってもおかしくない。

    浦島氏は日本人の国民性も理由にあげる。「日本人は真面目でインフルエンザ症状があれば医療機関にかかるし検査も行う。他国は医療制度の違いもあって症状が重くならない限り、病院には行かない」と話す。

    日本は抗ウイルス薬タミフルの使用量が世界一だ。簡易検査キットの普及も世界有数で把握しやすい。
     
    岡部信彦・国立感染症研究所感染症情報センター長は可能性の一つとして、日本のインフルエンザサーベイランス(調査監視)システムの充実を理由にあげる。季節性については全国約5000カ所の医療機関で定点調査を実施。薬局でタミフルなどが処方された状況の報告を求めるなどの調査監視も強化している。

    一方、外岡立人・元小樽市保健所長は「新型は高校生で感染しやすい。他国で感染者数が少ないのは、学校に飛び火していないからで、感染者が学校に出れば日本のようにあっという間に広がる可能性が高い」と指摘している。

    日本は感染者数をすべて把握する方針だが蔓延(まんえん)した場合、全数把握は不可能になる。米疾病対策センター(CDC)は実際の感染者は10万人以上としている。(杉浦美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