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의 '퍼주기' 대북정책 논란이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동안 상당 부분 정상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청와대는 20일 '이명박 정부 1년'을 평가하면서 "과거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남북관계 정상화 여건을 조성하는 데 노력했다"며 "대북정책의 방향을 '상생과 공영'으로 결정하고 원칙을 견지하면서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여론 추이를 살펴보면, 국정지지도가 바닥세였던 지난해 6월 한국일보 조사에서 55.9%의 지지를 보였으며 8월 서울신문 조사에서도 50.6%를 기록했다. 11월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45.4%의 지지율을 나타내며 주춤했지만 새해들어 1월 한국경제연구소 조사에서 68.4%의 높은 지지로 돌아섰다.

    '대북 퍼주기' 없애고 '민간 교류' 많아져
    '경색'속에서도 남북교역액, 왕래인원 2007년보다 증가
     

    청와대는 "우리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협력 입장에 대해 북한은 대남 비난 및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지속해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그러나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지난 10년간 일방적이었던 남북관계 정상화를 지향하며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으려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경색된 남북관계 상황에도 노무현 정권과 비교할 때 남북교역액과 인적왕래수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8년 남북교역액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2007년(17억9800만달러)에서 1.2% 증가한 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개성공단을 통한 교역액은 8억1000만달러로 2007년(4억4000만달러) 대비, 83.5% 늘어났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가동 활성화와 신규공장 건설로 원부자재 반출과 생산품 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체 교역액 중 상업적 교역, 특히 위탁가공 교역이 늘어나 실질적인 거래가 질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2007년 상업적 교역액은 전체 교역액 중 79.6%(14억3000만달러)였지만 2008년에는 94.1%(17억1000만달러)로 비중이 커졌다. 섬유, 의류 등 위탁가공이 전년 대비 24% 증가하면서 위탁가공 교역액은 일반교역을 상회했다.

    비상업적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준 것은 이른바 '퍼주기' 논란을 불러온 대북지원이 대폭 축소된 결과다. 비상업적 교역은 2007년 3억6672만달러이던 것이 2008년 1억850만달러로 70.4%감소했다.

    1년 사이 대북지원액은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2007년 민간지원 약 2억5000만달러, 정부지원 약 7885만달러로 총 3억2888만달러이던 것이 2008년에는 민간지원 6669만달러, 정부지원 37만달러로 총 67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2007년에는 민간 1만4000달러, 정부 2000달러의 반입이 있었지만, 새 정부 출범 후 반입된 지원액은 북측 민간, 정부 모두 '0'달러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07년 3억달러 넘던 대북지원, 2008년에는 6700만달러 수준으로 축소 
    "지난 10년간 퍼주기, 저자세 탈피…남북관계 정상화 여건 조성"


    2008년 한 해 동안 18만6775명이 남북을 왕래, 남북간 왕래인원은 전년(15만9214명) 대비 17.3% 증가했다. 당국간 회담 및 교류협력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민간 차원 교류협력이 활발히 진행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성공단 관련 왕래 인원의 비중이 2007년 63.3%에서 2008년 81.9%로 늘었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이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하고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북측의 호응이 없었다"면서 "우리가 주려고 해도 북측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상대적인 상황이지만 정치적 문제와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은 언제든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교역액 증가 폭이 크진 않지만 민간 차원의 상업적 교류가 늘어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뒤 "올해도 상생과 번영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꾸준히 대화를 제의할 것이며, 북측의 대남압박에도 의연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