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를 너무 조급하게 서두른다면 한미동맹을 흔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5역 회의에서 "FTA는 국익을 위해 필요하지만 너무 조급하게 서두른다면, 오히려 우리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FTA 비준을 서두르는 이유가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고, 미국의 비준을 압박하겠다는 것인데 우리는 변한 상황을 너무도 모르는 무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지금 (FTA를) 바로 비준해야 한다는 입장을 서둘러 발표하고 강행하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정책"이라며 "이런 상황이 온다면 FTA 자체도 무산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만에 하나 미국의 강한 부정적 입장 때문에 재협상이나 추가 협상을 하게 되면 우리 상황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서둘러서 우리가 비준을 해놨다가 그런 상황이 온다면 큰 국민적 혼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쇠고기 협상에서 이명박 정부가 서둘러 협상을 했다가, 큰 국민적 거부감과 반감을 초래하고 국론분열을 겪었다"며 "FTA비준을 미리 서둘렀다가 나중에 재협상이나 이런 상황이 왔을 때, 또 한 번 쇠고기 파동 같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FTA 비준에 관해서 여당이나 정부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데 본인들은 착각인 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처리를 서두르는 여권이나 정부의 태도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력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여권이 공청회 직후에 즉시 상정하겠다면 우리 당은 공청회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